러시아의 핵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프랑스가 유럽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핵 전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은 영국의 미군기지에 핵무기를 재배치했고, 핵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유럽 전체로 핵우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이 17년 만에 영국에 핵무기를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뉴멕시코주 커틀랜드 미 공군기지를 이륙한 C-17 수송기가 10시간을 비행한 뒤 잉글랜드 서퍽에 있는 레이컨히스 영국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커틀랜드 기지는 미 공군이 핵무기를 보관하는 주요 기지이며, 레이컨히스 기지는 미 공군 부대와 군 인력이 주둔하는 곳이다.
더타임스는 이 수송기가 실어 나른 것은 B61 핵폭탄이며 이는 최근 영국이 새로 도입 계획을 공개한 F-35A 전투기 탑재용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군은 지난 수년간 레이컨히스 기지에서 핵폭탄 보관에 대비해 방공호와 방어막을 포함해 시설을 증·개축했다.
또 지난달 말 키어 스타머 총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영국은 위기 시에 나토 임무의 하나로서 전술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F-35A 전투기 12대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유럽 전역에 핵우산 확대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9일(현지시간) 양국의 핵전력 사용 조율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양국은 핵대응을 조율할 수 있는 군사·정치기구를 마련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이번 합의는 양국 각각의 (핵)억지력이 사상 처음으로 독립적이면서도 조율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독일을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들은 영국과 프랑스의 핵억지력을 유럽의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해왔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같은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5천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는 합쳐서 515기 정도다. 영국은 트라이던트 핵미사일을 탑재한 해군 잠수함 기반으로만 핵전력을 갖추고 있다. 영국 공군의 핵 역할은 1998년 공중 발사 핵무기를 공식 퇴역하면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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