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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워리어와 천국에서 친선경기 펼칠까? 헐크 호건 별세 '심장마비, 향년 71세'

헐크 호건. 헐크 호건 공식 인스타그램
헐크 호건. 헐크 호건 공식 인스타그램

'붉은 두건'과 '말굽 수염'의 프로레슬링 영웅, 헐크 호건이 2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1세.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 클리어워터 시 경찰국은 이날 오전 9시 51분쯤 심장마비 발생 신고를 접수 받아 출동, 자택에서 헐크 호건에 대해 응급처치를 실시해 인접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1953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시 태생인 헐크 호건은 본명이 '테리 볼리아'로, WWF(현 WWE) 역사상 최고 스타 가운데 1인으로 꼽힌다.

80~90년대에 WWF의 메인 이벤터, 즉 주인공으로 서사를 쓰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역사를 연 프로레슬링 선수로 평가받는다.

보디빌딩에 입문,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기에 프로레슬링에 큰 관심을 가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은 물론 일본(신일본 프로레슬링)에서도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았고, 이후 프로레슬링 사업가 빈스 맥마흔에 의해 발탁돼 WWF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WWF의 선역 영웅으로 마치 요즘 히어로물처럼 위기에도 부활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특히 어린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한때 WCW로 이적해 악역을 맡기도 했으나 다시 WWF로 돌아와 사실상 마지막 커리어를 장식했다.

WWE 챔피언십 6회 우승 이력을 바탕으로 2005년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바 있다.

▶얼티밋 워리어와의 라이벌 구도가 TV로(정확히는 비디오테이프로) 헐크 호건과 미국 프로레슬링을 접했던 한국 팬들에게 익숙하다.

흥행은 영웅 혼자 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라이벌 구도가 만든다. 헐크 호건이 WWE 챔피언십 6회 우승을 차지했다면, 얼티밋 워리어도 1990년 헐크 호건을 꺾고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다만, 둘 다 은퇴한 후 헐크 호건이 얼티밋 워리어를 "패배자"라고, 이에 얼티밋 워리어도 헐크 호건을 "사악한 모함꾼"이라고, 상호 비난하는 언론 플레이가 이어져 팬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는데, 결국 말년에 헐크 호건이 얼티밋 워리어의 뒤늦은(2014년) WWE 명예의 전당 헌액을 두고 축하의 말을 전하며 팬들의 호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얼티밋 워리어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해인 2014년 향년 54세로 먼저 별세한 바 있다.

조만간 천국에서 다시 '훈훈한' 프로레슬링 경기 한 판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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