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단일 대오로 여당에 맞서지 않으려면 해산이 낫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은) 서로 '내부 총질' 또는 '극우'라며 청산하겠다고 한다. 전당대회는 끝나도 계파(系派)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지금도 의석수가 107석이다. 상대방을 탈당시켜 70~90석이 되면 제1야당 역할은커녕, 여당의 일방적 개헌도 못 막는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 장기 집권이다. 내가 우리 당 계파 싸움을 끝내겠다"고 했다.

주진우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찬반, 극우, 배신자 타령으로 싸운다면 8월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계파 간 갈등과 분열은 끝나지 않는다. 내부 분열로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야말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바라는 바일 것이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지지층 결집(結集)을 위해 '국민의힘 때리기'를 강화하고 있다. 정 후보는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먼저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회에서 반드시 (국민의힘 의원 45명을)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과 자기 당이 배출(輩出)한 대통령이 탄핵됐음에도 밤낮 내부 싸움에 골몰한다.

국민의힘 쇄신은 '인적 청산'이 아닌 '당 정체성 쇄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서로 싸우느라 지리멸렬한다면 내년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이고, 야당으로서 기능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당을 해산(解散)해서 새로운 야당이 등장할 길을 터주는 편이 낫다. 국민의힘은 선택해야 한다. 단일 대오를 형성해 정부·여당의 각종 특검, 의원 제명, 포퓰리즘, 반기업에 맞서 싸우는 야당으로 거듭날 것인지, 당을 해산해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돕는 마중물이 될지 말이다. 지금은 평소 민주당과 맞서 싸워온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고, 뒷짐 지고 있던 사람들, 내부 싸움만 해 온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야 할 때라고 본다. 지금 상태로는 향후 20년, 30년, 50년 민주당 정권 유지의 밑거름이 될 뿐이다. 국민과 국가에는 해롭고 민주당에만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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