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3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그동안 유예했던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를 선언하고 나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맞서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나토 회원국의 100억 달러(13조9천억원) 자금을 활용해 미국산 무기를 구매·지원하는 방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러시아 외무부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외무부는 (중·단거리 미사일) 무기 배치에 대한 일방 유예를 유지할 조건이 사라졌다"며 "러시아 연방이 더는 자체 유예 조치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선언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소련(러시아)은 1987년 12월 사거리 500∼5천500km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이 INF으로 제한된 지상 발사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있다"며 "새로 부상하는 위협에 대응하고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상응하는 군사·기술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중·단거리 미사일은 덴마크, 필리핀, 호주 등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때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2017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이스칸데르를 실전 배치했다며 INF 파기하고 공식 탈퇴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후에도 INF에서 금지한 미사일 개발을 자체 유예한다는 방침을 이어왔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에 나섰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나토, 우크라이나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Priority Ukraine Requirements List)이라는 이름의 무기 조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우크라이나가 대략 5억 달러(약 6천950억원) 규모의 무기 목록을 우선순위에 따라 제시하면 나토 회원국들은 어느 나라가 비용을 부담할지 논의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100억 달러(13조9천억원) 규모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지원에 네덜란드가 첫 기여국이 됐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4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미국산 무기 구매대금 가운데 5억 유로(약 8천억원)를 부담하겠다고 발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네덜란드의 5억 유로 패키지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비롯한 미국산 무기 구매자금이 포함돼 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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