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한 숙박 업소에서 '수건'으로 제공된 물품에 '걸레'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던 사실이 알려졌다. 휴가철에 고가의 호텔에 묵은 투숙객은 호텔 측의 사후 대응에도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사건은 여수시 돌산읍에 위치한 한 호텔에 투숙했던 고객이 해당 호텔의 위생 관리 실태와 고객 응대에 관련해 SNS에 후기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작성자 A씨는 지난달 28일 가족과 함께 해당 호텔을 이용한 뒤, 욕실에 비치된 수건을 사용한 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A씨는 "호텔 수건을 사용한 후 적힌 글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걸레'라고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아이를 수건으로 다 닦인 후였다. 무슨 걸레였고 어디를 닦았던 걸까"라며 "집에서도 단 한 번도 걸레로 우리 아이를 닦아본 적 없다. 정말 최악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호텔 측의 대응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호텔의 대답은 '죄송하다. 분리 세탁을 하는데 분리 중 섞인 것 같다'는 말뿐이었다"며 "상식적인 조치를 기다렸지만 수건 교체조차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고객 입장에서는 호텔에 위생과 안전, 서비스를 기대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세탁을 (업체에) 맡긴다 해도 호텔에 다시 들어올 땐 호텔이 분류하고 룸에 넣는 것도 확인하는 거 아닌가. 그 기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문제가 제기된 호텔은 지역 내에서도 고가 숙박업소로 분류되며, A씨가 이용한 객실의 1박 요금은 약 40만 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의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담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호텔을 이용했다는 한 이용자는 "2년 전에도 '걸레'라고 적힌 수건을 보고 컴플레인을 했는데, 아직도 똑같다"며 개선되지 않은 위생 실태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두 주 전에 다녀왔다는 한 이용객은 "화장실에 물때가 가득했고, 수영장엔 낙엽이 떠 있었지만 직원들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전했다. 5월에 호텔을 이용했다는 한 고객은 "직원들이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고, 광고 촬영이 있다며 투숙객에게 물놀이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내 돈 내고 이용한 공간에서 양보해야 하는 상황에 남편이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해당 호텔의 이름이 공개된 뒤에는 "여수 갈 때 믿고 걸러야 할 호텔로 기억하겠다"는 반응과 함께, "지인들에게도 공유하겠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여수 여행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은 "요즘 여수 관련 부정적인 글들이 자주 보인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해당 논란이 커지자 호텔 측은 지난달 29일 자사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최근 호텔을 이용한 고객이 겪은 불편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전 직원 대상 응대 교육을 강화하고, 객실 점검 프로세스 및 체크리스트를 전면 개편하며, 고객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호텔 측은 "호텔은 단순한 숙박공간이 아니라 여행의 중요한 한 장면을 책임지는 공간"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운영 전반을 재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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