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호관세 발효… 가전시장은 "하반기 수요 위축" 우려

상반기 세계 TV 출하량 9천250만대, 작년보다 2% 증가
"관세 부과 전 수요 증가… 하반기엔 출하량 많지 않을 것"

지난달13일 서울 한 대형마트 에어컨 판매 매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13일 서울 한 대형마트 에어컨 판매 매장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가 7일 발효되면서 소비재 시장도 관세정책 변화로 인한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가전업계에선 하반기 수요가 위축되면 TV 등 주요 가전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7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9천25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상반기 TV 판매가 전년 대비 2~3% 증가했는데, 이는 하반기 수요가 앞당겨진 것으로 해석된다.

관세 정책 시행 전 제품을 미리 사두는 '풀인(Pull-in) 효과'와 중국의 '구형 교체' 보조금 정책 영향 등에 따라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구형 소비재 교체 보조금 확대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트렌드포스 측은 "관세 조정에 따라 소비자들이 조기 구매에 나섰다"서 "중국의 보조금 예산이 이미 60% 이상 소진된 만큼 하반기에는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고, 수요 위축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업체별로 보면 중국 업체들 성과가 두드러졌다. TCL과 하이센스 출하량은 각각 전년 대비 12.5%, 7.3%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은 미니 LED TV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대부분의 TV 제조업체가 상반기로 출하를 앞당긴 만큼 전통적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예상보다 출하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렌드포스는 올 한해 전 세계 TV 출하량 전망치를 전년 대비 1.1% 감소한 1억9천57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관세 부과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 교체 주기 연장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미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부진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국내업체들은 미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부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출하량 증가 폭은 0%에 그쳤으며, LG전자는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내기업이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냉장고, 에어컨 등 품목은 관세 발효 이후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완제품 기업의 주요 생산국이 변화하면서 글로벌 조달처, 판매처 등 공급망이 변화하고, 이에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은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으로 인한 국내기업 실적 부진 우려 해소 등을 위한 내수진작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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