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산업계 의견 반영한 파생상품 관세…"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품목 확대 '정례화' 철강·알루미늄 함량 관계 없는 '화장품'도 고율 관세 부과
대구경북 주력 차부품과 농기계, 산업기계 등도 직격탄…방어 전략 시급

미국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50% 품목관세 적용 범위를 407종의 파생상품으로 확대한 1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50% 품목관세 적용 범위를 407종의 파생상품으로 확대한 1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미 상무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의 품목 관세 부과 범위에 400여개 파생상품을 추가하면서 대구경북 산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철강·알루미늄 232조 관세 대상 파생제품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부터 반입되는 신규 지정 파생상품에 대해 50%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추가된 품목의 대(對)미 수출 규모는 118억9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부터 부과한 25%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를 6월에는 50%로 상향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약 300개의 파생상품에도 관련 관세를 매겨왔는데, 이번에 파생상품 목록이 확대됐다. 미 정부는 철강·알루미늄 함량분에 대해 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제외한 부분에는 국가별 상호관세율(한국 15%)을 산정한다.

새롭게 추가된 품목을 보면 자동차 부품과 가전제품, 건설기계와 화장품 등이 있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엔진 부품 등 기존 자동차 품목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던 제품이 철강 파생상품으로 다수 추가됐다. 가전제품의 경우 냉장·냉동고는 알루미늄 파생상품으로 새롭게 분류됐다.

특히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보이는 화장품도 용기에 알루미늄 함량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관세 영향을 받게 됐다. 알루미늄 파생제품은 사용된 알루미늄의 제련국, 주조국이 러시아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하면 200%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공급망이 복잡한 제품은 증빙 자료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비용, 시간이 소요될 우려가 높다.

미 행정부 관세 적용 파생상품 결정 과정. 한국무역협회 제공
미 행정부 관세 적용 파생상품 결정 과정. 한국무역협회 제공

문제는 이 같은 품목 확대가 앞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 상무부는 따른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 추가 절차를 정례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례처럼 미국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철강·알루미늄 함량, 수입 증가 여부 등과 관계없이 수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아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향후 진행될 추가 협상 단계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할 필요가 있다. 미 업계의 주장에 방어 논리를 구축하고 부당한 관세 확대를 견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치로 대구경북 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주력인 차부품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상반기 실적이 양호했던 산업기계, 화장품 등 분야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근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자동차 부품과 농업용트랙터, 산업기계, 화장품 등이 파생제품 관세대상에 추가됐다. 미국 산업계 요청과 상무부의 직권으로 대상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