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에 열을 올리면서 막대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원전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원자력 업계가 중동에 이어 북미 시장에서도 기회를 잡기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
구글은 원전 기업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와 미국 테네시주에 첨단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구글이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서 전력을 구매하기로 지난해 체결한 협약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이 발전소는 2030년부터 미국 남동부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카이로스 파워가 향후 가동하는 SMR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네시주에 들어서는 원전은 최대 35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500MW(메가와트)의 첨단 원자력 발전 용량을 지원하며, 카이로스 파워가 개발한다.
이 원전은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지어지며, 테네시밸리전력청(TVA)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구글의 테네시 및 앨라배마 데이터센터에 전기가 공급된다.
구글의 글로벌 데이터 센터 에너지 책임자인 아만다 피터슨 코리오는 "TVA, 카이로스 파워, 오크리지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원전 기술의 배치를 가속화하고,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전력망에 탄소 없는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에 참석해 "AI 붐은 (전력 공급망을) 청정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원자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 주요 대형 기술 기업들은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 센터 구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공급 에너지원 중 하나로 SMR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3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들이 원전에 눈을 돌리면서, 미국에선 노후 원전이 되살아나고 신기술 개발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버지니아주 에너지 기업인 도미니언 에너지와 SMR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또 다른 에너지 기업인 노스웨스트의 4개 SMR 건설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일찌감치 2008년 SMR 개발사 테라파워를 설립했으며, 챗GPT 개발사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027년 원전 가동을 목표로 하는 SMR 기업 오클로에 투자했다.
하지만 MS가 추진하는 SMR 사업에 유력한 파트너로 거론됐던 한국 원자력 업계의 경우, 새 정부 정책 기조 변화에 정체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개된 국정운영 5개년 방향에서 원전 산업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어 실망감이 있다. 원전 부흥기를 맞아 한국도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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