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대표에 장동혁(재선, 충남 보령·서천) 후보가 당선됐다. 장 후보는 당 대표 선거 결선 투표 끝에 김문수 후보(전 고용노동부 장관)를 꺾었다.
장 후보는 강성 반탄핵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로 전당대회 기간 내내 내부 총질 세력과 결별을 강조하며 선명한 보수 노선을 견지(堅持)했다. 장 후보가 지난 대선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41% 이상 득표했던 김 후보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인물 경쟁이 아니라 선명한 보수 가치와 치열한 대여(對與) 투쟁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의지가 분출한 활화산(活火山)이었기 때문이다. 예비경선에서 탄핵 찬성·반대파 각각 2명이 본경선에 진출했으나 찬탄파 2명이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한 것 역시 당원들이 투쟁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장동혁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제1야당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시사(示唆)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최고위원들 역시 반탄핵 성향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힘은 향후 보다 강경한 대여 투쟁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이 최근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한 것은 상대 진영의 전략이나 외부 변수 때문만은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당의 방향성 혼란과 정체성 희석(稀釋)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특히 '외연 확장'이라는 명분 아래 존재조차 불분명한 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전통적 지지층은 혼란을 겪었고 당의 본질적 가치와 이념은 흐려졌다.
무당파(無黨派)를 향한 구애(求愛)는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당의 정체성과 보수 가치를 훼손할 경우 오히려 지지 기반을 약화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장동혁의 국민의힘은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내부 갈등 역시 국민의힘의 신뢰도를 크게 훼손(毁損)했다. 내부 총질, 당권 투쟁에다 선거 패배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반성은커녕 지리멸렬한 모습은 국민의힘이 하나의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남겼다. 한 예로 국민의힘은 당론이 정해졌음에도 의원들 사이에서 다른 목소리, 다른 행동이 나오기도 했다.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으나, 당론이 정해진 후에는 단일 대오(單一隊伍)를 갖춰야 한다. 국민의힘은 그렇지 못했다. 이런 분열이 국민의힘은 대체 어떤 목표를 가진 정당이냐는 의문을 낳았고, 지지층을 흩어지게 했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강성 장 대표를 선출한 것은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단일 대오로 정부·여당과 치열하게 맞서라는 주문일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당내 찬탄파 및 중도 성향 인사들과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으며, 정부·여당과 격렬한 충돌도 예상된다. 또한 민주당의 '극우 프레임' 및 '당 해산'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장 대표 선출로 국민의힘이 명실상부한 수권 정당(受權政黨)으로 거듭날 것인지, 내부 분열과 민주당 공세에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인지는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리더십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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