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폭염 현실화'…다음주 비 소식에도 무더위 안 꺾인다

30일 낮 최고기온 31~36℃
9월 3일 이후 고기압 확장…무더위 재차 이어져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절기상 처서(處暑)를 맞은 지난 23일 밤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매일신문 DB

늦여름 더위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9월에도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됐다. 다음 주 비 소식에도 불구하고 폭염의 기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8일 기상청 정례브리핑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건조한 공기를 동반한 고기압이 자리해 '뚜껑'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주말까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중상층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될 예정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한 동쪽 지역은 고기압권 내에서 강한 햇볕의 영향을 받고, 남서풍이 산맥을 넘으면서 불어오는 더운 바람의 영향으로 뜨겁고 건조한 '불볕더위'가 예상된다. 대구경북의 30일 낮 최고기온은 31~36℃, 31일은 31~35도로 전망된다.

일요일인 31일 낮에는 대기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불어오는 수증기가 복잡한 내륙 지형들과 충돌하면서 전국적으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대구와 경북남부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5~40㎜이다.

다음달 1, 2일에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남쪽에서 유입되는 습하고 따뜻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대체로 중부와 서쪽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에도 일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예보됐다.

다만 연이은 비소식에도 폭염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9월 첫째 주 강수의 원인이 남쪽에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수증기인 만큼, 체감온도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비소식이 예보된 1일 낮 최고기온은 30~35도의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비가 그치고 나면 다음달 3일부터 고기압이 다시 확장하고, 남쪽으로부터 덥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면서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9월 둘째 주까지 낮 기온은 27~33도로 평년(최저기온 17~21도, 최고기온 25~29도)보다 높을 예정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9월 상순까지 기온이 낮아진다고 보기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며 "9월 첫 주에 비가 내려도 대기가 품은 수증기량이 많아져 체감온도가 높아진다.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질 수 있고, 기온 자체도 올라갈 수 있어 더위가 물러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