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 상반기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모은 뮤지컬 '알라딘'이 서울 흥행에 이어 부산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지난 7월부터 한국 초연의 마지막 무대로 개막한 부산 공연은 단순히 공연 관람을 넘어, 가족·연인과 함께 즐기는 '뮤캉스(뮤지컬+바캉스)'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부산을 찾을 이유가 됐다.


지난달 30일 찾은 부산 남구 문현동의 드림씨어터는 알라딘 테마에 맞춰 공연장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입구의 대형 포스터, 내부에 마련된 황금 동굴, 외부에 별도로 마련된 팝업 공간까지 곳곳이 포토존으로 꾸며져 관객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특히 화장실에 내려가는 계단도 보라색 조명과 램프 배너로 장식돼, 공연의 분위기를 세세한 공간까지 확장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디즈니의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극은 '자유'라는 공통의 가치를 찾아 떠나는 알라딘·지니·자스민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알라딘 역에 김준수·박강현·서경수, 지니 역에 정성화·강홍석·정원영, 자스민 역에 이성경·민경아·최지혜가 캐스팅돼 어떤 조합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현지 사투리와 부산역 1번 출구, 사직구장과 같은 지명을 활용한 대사 등 부산 공연만의 색채도 두드러졌다. 지니의 능청맞은 대사가 이어질 때마다 가족 단위로 극장을 찾은 관객의 웃음과 열띤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무대 연출 또한 화려한 아그라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알라딘과 자스민이 함께 마법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과 황금빛 동굴은 알라딘을 대표하는 장면답게 어린이 관객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까지 탄성을 자아냈다. 음악 감독 지휘 아래 펼쳐진 오케스트라 연주도 드림씨어터 특유의 탁월한 음향과 어우러져 생생하게 구현됐다. 특히 3층에서도 서라운드 스피커가 설치돼 1층과 같은 수준의 음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이곳의 특징이다.

2019년 부산국제금융센터에 문을 연 부산 드림씨어터는 1층 1천46석·2층 402석·3층 279석, 총 1천727석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이다. 개관 때부터 '라이온킹',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굵직한 작품들의 장기 공연을 유치하며 비수도권 1위 시장인 대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대구에는 아직 뮤지컬 전용관이 없다. 오는 11월에는 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
한편, 뮤지컬 '알라딘'은 이번 부산 공연에서 단일 시즌으로 300회 공연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드림씨어터 측은 "현재 예매자의 약 40%는 경남을 비롯해 울산, 대구, 경북, 서울 등 타지 관람객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은 곽채린(28) 씨는 "배우들의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세트·의상에 내내 눈과 귀가 즐거웠고, 객석 가득 웃음과 환호가 이어진 행복한 공연이었다"라며 "19만원이라는 표값과 기차 값이 아깝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은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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