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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가 콕 집은 한국인, 和 패션위크 '신인왕'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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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패션 위크 행사 리히팅 우승자로 선정된 최영진 씨. 리히팅
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패션 위크 행사 리히팅 우승자로 선정된 최영진 씨. 리히팅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해마다 열리는 패션 위크 공식 행사 '리히팅(Lichting)' 우승자로 한국인이 선정됐다. 한국인으론 최초다. 구멍이 뚫리면 각기 다른 천을 덧대 옷을 기워 입던 조선 시대 하층민의 '누더기 옷'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5일 패션계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4일까지 열린 암스테르담 패션 위크 마지막 날 행사인 리히팅에서 한국인 최영진(29) 씨가 우승을 차지했다. 리히팅은 암스테르담 패션 위크에 열리는 공식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네덜란드 패션계에선 '패션 전공 졸업예정자의 챔피언스 리그'로 불리는 졸업작품경진대회다.

빛을 모티브로 한 최영진 씨의 원단. 리히팅
빛을 모티브로 한 최영진 씨의 원단. 리히팅

네덜란드 아르테즈 예술학교(ArtEZ) 출신인 최 씨는 빛과 한국 전통 옷감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선보여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 씨는 리히팅 홈페이지에 "힘들었던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내게 '고통의 깊이나 너비는 쉬 알 수 없고 보이지도 않아서 그 누구도 쉽사리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빛은 널리 채운다'고 하셨다. 자연스레 빛에 영감을 받아 원단을 제작하고 옷을 만들었다"는 작품 설명을 남겼다.

'패치 워크'를 활용한 작품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패치 워크란 각기 다른 원단을 덧대 하나의 원단으로 만드는 걸 말한다. 재밌는 건 최 씨의 패치 워크가 조선 시대 하층민의 누더기 옷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는 작품 설명에 "옛날 한국에는 계급 제도가 있었다. 당시 가난한 사람들은 천 조각을 이어 붙여 한 장의 원단으로 옷을 만들었다"며 "같은 방식으로 큰 원단을 만들어 봤다. 이 과정에서 일부 원단은 구조가 느슨해지고 찢어지기도 하는데 다양한 질감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이를 섬세하고 조화롭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조선 시대 하층민의 누더기 옷에서 영감을 받은 드레스. 리히팅
조선 시대 하층민의 누더기 옷에서 영감을 받은 드레스. 리히팅

1996년생인 최 씨는 국제패션디자인직업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스트리트 패션 기업 '내맘대로'가 전개하는 브랜드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99%is-)'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러다 2021년 네덜란드로 훌쩍 유학을 떠났다.

2007년 시작된 리히팅은 네덜란드 유명 패션학교 7곳 졸업예정자의 졸업작품경진대회다. 각 학교 최우수 졸업생 7명은 본선으로 직행하고 7개교 출신 졸업예정자 가운데 출품한 사람들이 예선을 벌여 18명이 본선행 막차에 오른다. 본선에 진출한 25명 가운데 10명이 결선에 올라가는데 최종 10명은 암스테르담 패션 위크에 올라 국제 심사위원단 앞에서 평가를 받는다. 상금은 5천 유로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최 씨의 이런 행보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오는 10월 발렌시아가 박물관 공식 행사에 최 씨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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