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석방이 예정보다 하루 늦어진 것은 수갑 논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잔류 요청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현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당국자들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석방 협상 과정을 취재진에 설명했다.
이들의 석방 예정 시점은 당초 이날 새벽이었다. 같은 날 오후 330명(외국인 14명 포함)의 근로자를 태우기 위해 대한항공 전세기도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 구금 시설에서의 석방이 임박한 전날 밤, 미 당국이 이를 잠정 보류한 것이다. 이유를 묻는 말에 구금 시설 측에선 "우리도 모른다. 그런데 위에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만 답했다. 곧이어 들려온 소식은 '미국 측 사정'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앞서 미 이민 당국은 HL-GA 단속 현장에서 이들의 팔다리에 수갑 등 속박 도구를 채우는 장면을 공개했으며, 이는 한국 국민들의 반감을 자극했다.
미 당국이 체포·구금·이송할 때 수갑이나 케이블타이를 채우는 것은 통상적 절차지만, 한국 측은 근로자들을 버스에 태워 공항으로 이송하는 도중에는 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전격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의 '자진 출국'을 보류하고 미국에 남아줄 수 없겠냐고 요구한 점도 석방 시점이 늦어진 원인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만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숙련된 한국 인력'이 귀국하지 말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현지 인력을 교육·훈련시키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장관은 "우리 국민이 대단히 놀라고 지친 상태여서 먼저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 일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고, 루비오 장관도 이를 존중해 일단 귀국하는 쪽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금된 한국 근로자들은 향후 미국 재입국 때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미국 측 약속을 받고 하루 늦어진 11일 정오쯤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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