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간 이어져 온 대구와 히로시마의 교류는 지금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합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한국과 일본 양국 문화에 대한 상호 관심이 왕성한 가운데,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24일 오후 3시(현지시간) 자매도시 일본 히로시마 JMS 애스터플라자 대공연장에서 현지 관객들의 열띤 호응과 함께 공연을 마쳤다.
이번 공연은 지난 22일부터 시작한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의 도시 순회공연의 일환이자 주히로시마대한민국총영사관이 주최하는 '코리아 위크(KOREA WEEK)'의 초청 행사다. 평일 낮에도 1천명의 관객들이 좌석을 꽉 채웠으며, 그중 200여 명은 교민들을 초청해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헝가리 무곡' 등 친숙하면서도 클래식과 한국 전통 음악을 아우르는 곡들로 꾸려졌다.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으로 활기차게 시작해 지역 출신 성악가인 소프라노 정선경, 베이스 전태현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됐다. '기다리는 마음',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가곡부터 유명 오페라 '사랑의 묘약', '돈 조반니' 속 아리아를 열창하며 객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대구시향과 대구시립국악단 사물놀이가 함께 선보인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중 '놀이'는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객석 곳곳에서는 한국 전통 타악기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고 손발을 구르는 관객들의 신명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히로시마시의회 다나카 마사루 의원은 공연 관람 직후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특히 정통성이 드러난 마지막 협주곡은 기립 박수를 치고 싶을 만큼 압권이었다"라며 "일본에도 문화적 자극을 주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대구시립국악단 연주자들은 "한국 전통 타악의 정수를 담아 역동적인 울림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하고자 했다"라며 "뜻깊은 무대에서 현지 교민·시민들과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초청 공연의 기반에는 1997년 자매도시 결연 이후 내륙 지방 중심 도시로서 활발히 교류를 이어온 양 도시가 있다. 히로시마는 매년 5월 플라워 페스티벌 기간 중 하루를 '대구의 날'로 지정해 교류 행사를 열어왔으며, 매해 열리는 '코리아 위크' 기간에도 음악, 영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공연장에서도 한국관광공사, 제주항공, 에어로케이 등이 참여한 홍보 부스에 일본 관객들로 붐볐다.
강호증 주히로시마총영사는 "자매도시가 체결돼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민간단체의 교류가 활발하고 연결이 잘 되는 편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라며 "문화단체뿐만 아니라 스포츠, 상공회의소, 변호사회 등도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히로시마에는 대구가 고향인 교민들이 많아 이번 공연이 한가위를 앞두고 향수를 달래주는 선물이 됐다. 양 도시를 잇는 하늘길 직항이 열려 시민들 간 교류가 더욱 원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향은 25일(목) 오후 7시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피날레 무대를 펼친다. 피아니스트 카네코 미유지와의 협연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교향곡 제2번을 현지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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