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오면 찾아간다" 조희대 불출석하자 대법원 간다는 국회 법사위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 여야 간의 고성만 오가
국회 법사위, 오는 15일 대법원 국정감사 추가로
이석연 "국회, 청문회 너무 서둘러"

30일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가 열리기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의 증인석이 비어 있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총리 등 증인들은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추진한 청문회에 불참하자 여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대법원을 직접 찾아가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조 대법원장 등 증인 대부분이 불출석한 청문회장은 여야 간의 고성으로 가득 찼다.

30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법사위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는 주요 증인이 대부분 불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결정을 두고 '대선 개입'이라고 주장하며 이날 청문회 개최를 주도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날 불출석하자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오는 10월 15일 대법원에 대한 현장 국정감사를 추가로 실시하는 내용의 '2025년도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 '현장검증 실시계획의 건'을 여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대법원에 찾아가서라도 청문회를 열겠다는 취지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려고 했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이 누구와 어떤 연락을 했는지 이런 것부터 밝혀져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은 꿀리는 것이 없으면 (청문회장에) 나왔어야 했다. 불출석 사유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법적 처벌이 된다. 그래서 우리가 현장에 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청문회 개최 근거 자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증거로 제시한 녹취 음성은 AI(인공지능)으로 제작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녹취 음성 외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청문회를 빌미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뒤집고 내란재판에 무조건 유죄 (판결을) 내려고 한다. 이는 입법부에 의한 내란"이라며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안 왔다는 이유로 대법원 국감을 하루 더 한다는 것은 정치보복"이라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를 중심으로 입법부의 '사법부 때리기'가 계속되자 우려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노자에 '법령은 치밀해졌지만, 국민의 삶은 피폐해졌다'는 취지의 말이 나오는데, (민주당이) 입법 만능주의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간청한다"며 "왜 청문회의 요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국회가 그렇게 서둘러 진행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을 향해서는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심을 왜 속전속결로 처리했느냐. 국가의 앞날에 큰 영향을 주고 엄청난 정치적 파장이 있을 것을 알면서 왜 그렇게 빨리 처리했는지 저는 이해가 안 간다"며 "이 지점이 오늘의 사법불신 및 이 사태에 이르는 단초가 된 것이다. 이 점에 대해 국민도 최소한 입장 표현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