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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부모 모르게 전학"…대구경북서 아동학대 피해 최근 4년간 213명 '비밀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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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동안 대구 86명·경북 127명
비밀전학 시 상담 연속성 보장 안되기도

아동학대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아동학대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구경북에서 아동학대 등의 피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가해 부모도 모르게 전학을 가는 '비밀전학' 학생이 최근 4년간 21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학년도부터 2025학년도 1학기까지 비밀전학 제도를 활용한 아동학대 피해 학생은 대구 86명, 경북 127명으로 파악됐다.

대구의 비밀전학 학생은 ▷2022년 37명 ▷2023년 20명 ▷2024년 15명 ▷2025년 1학기 14명이다. 경북의 경우 ▷2022년 55명 ▷2023년 20명 ▷2024년 34명 ▷2025년 1학기 18명으로 대구보다 많았다.

비밀전학은 가정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 주소지를 옮기지 않고 학교 간 배정을 통해 전학하는 제도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 부모에게 학교·거주지·연락처 등이 공개되지 않아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주로 아동학대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이나 지자체 공무원이 신청하면 학교가 이를 교육지원청에 통보하면서 절차가 진행된다.

비밀전학 제도 활용한 아동학대 피해 학생 수. 진선미 의원실 제공
비밀전학 제도 활용한 아동학대 피해 학생 수. 진선미 의원실 제공

전국 17개 시도에서는 4년간 총 1천927명이 비밀전학을 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541명 ▷2023년 557명 ▷2024년 518명 ▷2025년 1학기 311명으로 매년 500명 이상이 해당 제도를 활용해 학교를 옮겼다.

단 비밀전학은 초·중등교육법과 아동복지법이 연관돼 있어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 1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법령상으로는 친권이 상실 또는 제한되거나 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학부모 동의를 대신할 수 있는데, 현재 정부는 보호자 동의 없이도 전학을 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비밀전학을 가면 학교마다 학대 피해 아동 상담 인력 등 여건이 달라 상담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맹점도 있다.

진선미 의원은 "학대 피해 학생의 경우 상담과 보호의 지속성이 중요한 만큼 아동을 최우선으로 한 보호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피해 아동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비밀전학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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