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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젊네" "문신 있어"…수갑 찬 송환자 향해 "형" 외치며 난입 소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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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연합뉴스

"다 젊은 사람들이네." "팔다리에 문신이 있네." (송환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

캄보디아 현지에서 온라인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됐다. 전세기를 이용해 들어온 이들은 모두 사기 등 혐의로 체포됐으며, 수갑을 찬 채 경찰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

이날 오전 9시 55분경, 인천공항 제2터미널 B 입국장에는 수갑을 찬 송환자들이 경찰의 통제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전세기에서 내린 이들은 두 명의 경찰관이 양팔을 잡은 상태로 폴리스라인을 따라 이동했다. 대부분 20~30대의 남성이었으며, 여성으로 보이는 인물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렸고, 팔과 다리에 문신이 보이기다.

송환자들은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이동했다. 일부는 A4용지를 얼굴 앞에 들어올리거나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신원을 가리려 했고,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탄 고령 추정 남성도 확인됐다.

현장에서 한 송환자는 공항 주차장으로 이동 중 "형!"이라고 외치는 남성의 목소리에 "괜찮다"고 짧게 답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이어 욕설을 하며 호송 인근으로 돌진했으나 곧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주변 시민들은 상황에 놀라 일시적으로 현장을 벗어나기도 했다.

현장에는 삼엄한 경비가 유지됐다. 공항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호송 동선에는 특공대원이 소총을 든 채 배치됐고, 다수의 기동대가 주변을 통제했다. 경찰 호송차량 20여대가 대기 중이었고, 피의자 64명이 전원 탑승하는 데까지 약 35분이 소요됐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연합뉴스

송환 직후 이들은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됐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로 간주되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미란다 원칙이 고지되고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수갑이 채워진 이들은 경찰 형사 사이에 앉아 전세기 안에서 이동했으며, 기내식으로는 식기류가 필요 없는 샌드위치가 제공됐다.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활동한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구금 피해자이면서도 동시에 현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과 금융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송환된 피의자 전원에 대해 사기 및 조직적 범죄 연루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이날 송환 작전에는 약 190여명의 경찰이 동승하는 등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범죄인 송환 작전으로 기록됐다. 이들은 사건별 관할 경찰서로 나뉘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경찰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김포경찰서 1명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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