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겁 없이 봄 화들짝 열던
벚꽃도
바람이 무심코 지나친다고 서운하다며
가시 돋쳐 있던
장미도
떫다고 원망만 하던
망개도
시월엔 모두 고개 숙인다
<시작 노트>
언젠가부터 나는 잡아도 뿌리치고 달아나는 세월이 무심타 원망했다. 이젠 자랑스럽다. 팔십 년 세월 비바람이 후려치고 꺾여도 참고 견뎌준 내가 고맙고 가슴 찡하다. 아들 딸 손자에게 비록 좁지만 내 자리 내줄 수 있어 떳떳하다. 팔순이여! 대견하고 참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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