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황무일] 경주 APEC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황무일 산학연구원 회원(전 교수)
황무일 산학연구원 회원(전 교수)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 10월 마지막 한 주는 대한민국이 세계를 향해 더 전진하는 기회였다. 대단히 중요한 한 주였다고 평가한다. 이번 APEC은 아시아태평양 연안국 21개국 정상들이 만나 역내 경제성장과 개별 나라의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행사였다.

이 시대 격변의 두 가지 요인은 첫째, 제4차 산업혁명과 둘째,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산업 질서나 인간의 생활을 "마누라와 자식만 놔두고 다 바꿔야 한다"고 표현할 만한 변화이다. 또 하나인 트럼프의 등장은 기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자유무역 질서를 확 바꿨다. 각국은 미국의 관세정책을 비난하면서도 몸을 낮추어 좀 더 유리한 방법을 강구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중심인 미국이 흔들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세계 질서가 중국 중심으로 변할 경우 중국몽과 중화사상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이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트럼프의 대외 경제정책은 각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를 최저 15%, 협상이 안 되면 50%까지 부과하는 관세정책과 병행해 미국의 제조업 재건으로 미국에 달러를 투자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1차 관세협상에서 3천500억달러 투자와 관세 15%로 협상했다. 이것은 우리 국력에 비해 과중한 부담이기 때문에 경주 APEC 기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재협상해 직접 투자는 2천억달러로 하향, 매년 200억달러씩 10년간 분납하고 관세는 15%로 변경했다. 최선을 다한 협상이라고 평가한다.

미국은 1차 협상 조건을 한 발자국도 변경시킬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던 트럼프는 우리의 요구대로 변경했다. 우리의 협상력보다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조선이 미국의 조선을 재건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약점을 우리가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 조선 기술력이 미국 조선을 재건, 그 힘으로 한미 양국이 북극항로를 개척하고 알래스카를 개척하게 되면 우리는 세계 중심국가가 되는 기회가 열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I 시대에 핵심인 GPU 26만 장을 우리나라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큰 성과다. 엔비디아의 GPU는 그래픽 처리에 핵심 장치로 이것이 없으면 AI 시대를 구현할 수 없다. 세계는 이를 구입하려고 온갖 방법으로 필사의 경쟁을 하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세계 1위 기업이 된 이유이다.

이와 같은 경주 APEC 정상회의의 과실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열어 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알아야 할 것은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성공이 지금 우리 모습의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진보 정권은 박정희 시대 산업화와 한강의 기적보다 민주화를 높이 평가하며 산업화 시대를 암흑의 시대라고 폄훼하지만 산업화가 없으면 민주화도 AI 시대에도 접근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황무지에 포항제철과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울산 모래사장에서 자본도 설계도 없이 시작해 세계 최고의 조선국이 된 역사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재명 정권은 산업화가 바탕이 되어 한강의 기적을 만든 박정희 정신을 끌어안고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한다. 지금은 우리 역사를 빛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산학연구원 회원(전 교수) 황무일

정경훈 논설주간 jghun316@imaeil.com

산학연구원 회원(전교수) 황 무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