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대형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지속적으로 팔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주 고평가 경계감과 환율 불안이 겹친 영향이다. 시장의 눈은 오는 20일(국내 시각) 발표할 엔비디아 실적을 향해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10거래일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9조305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운 규모만 9조1280억원에 달한다. 앞서 9월(7조4465억원), 10월(5조3447억원)에 걸쳐 두 달 만에 12조7912억원을 사들인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대형주를 적극 팔아치우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1위와 2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특히나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다. SK하이닉스 순매도 규모는 삼성전자 순매도액(2조376억원)의 두 배가 넘는 5조7516억원이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13일을 제외하고 매거래일 하이닉스를 던졌다.
이 영향으로 지난 14일 하루에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6.50%, 5.45% 급락했다.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 부담 우려와 함께 숨 고르기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발(發)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커치며 반도체주 매도 강도가 거세졌다는 평가다.
1500원에 가까워지는 원·달러 환율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에게는 환차손의 우려를 키우기 때문에 매도 포지션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옥시아의 어닝 쇼크 이후 단기간 급등했던 메모리주의 부담이 커진데다 환율 등 매크로 변수까지 겹치며 반도체주 전반에 조정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난주 조정받았던 대형 반도체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40분 현재 반등 중이다. SK하이닉스는 6.61%, 삼성전자는 3.29% 오름세다. 이는 지난 주말 대형 기술주들의 반등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반도체 섹터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향후 반도체 주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분기 실적은 물론 성장률의 둔화 폭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2월 엔비디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실적에도 매출 성장률 둔화가 부각되며 하루 만에 주가가 8% 넘게 하락한 바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20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이번 분기 실적 및 가이던스가 얼마만큼 컨센서스를 상회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대중 수출 제한으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여타 지역에서 얼마나 상쇄시킬 수 있을지, 블랙웰을 포함한 주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긍정적인 수요 전망을 시장에 설득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는 만큼 외국인 순매도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9조3266억 원으로 올해(295조1033억 원)보다 38% 높다. 실적 개선이 뚜렷한 만큼 주도주 지위는 견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밸류에이션 과열 해소 국면에서 소외주와 가치주 순환매가 진행 중"이라며 "단기 과열 해소 이후 기존 주도주이면서도 실적 모멘텀이 견조한 반도체, 조선, 방산 업종 비중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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