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속도를 바로 받아들이되, 지역 시장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회계사가 직접 기업을 돕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회계법인 브릭스는 지난 10월 말 문을 연 신생 법인이지만 분위기는 오래된 로컬 회계사무소와는 완전히 다르다. 1988년생인 김도연 대표를 비롯해 회계사 8명 모두가 30대로 구성돼 있고, 대형 회계법인(빅4)에서 실무를 익힌 이력이 공통점이다.
◆전문화된 팀 운영
김 대표는 2015년 서울의 중소 법인에서 첫 경력을 시작했고, 이후 한영회계법인에서 공공기관 감사까지 맡으며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다 지역과 수도권 회계 시장의 격차를 몸으로 확인하게 됐다. 그는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일할 때부터 지역 회계 서비스가 서울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결국 '지역도 변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브릭스 설립으로 이어졌다. 브릭스의 가장 큰 특징은 '젊음'보다 '전문화된 팀 운영'에 있다. 기존엔 한 회계사가 한 기업을 1대1로 맡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브릭스는 가치평가·M&A·세무·공공감사 등 각 분야 경력이 뚜렷한 회계사들이 한 기업을 함께 진단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이를 "전문의들이 모여 한 환자를 보듯 팀 단위로 기업의 상태를 점검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내부에 M&A 실무 전문가, 대형 세무법인 근무 경력자, 딜 자문 경험자까지 전문 라인이 갖춰져 있다.
인공지능(AI) 도입도 브릭스가 차별점을 드러낸 부분이다. 내부에서 자체 ERP(전사적자원관리)를 개발했고, 전표 처리나 기초 회계 작업은 AI로 빠르게 정리한 뒤 회계사들이 기업 컨설팅에 시간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AI로 인건비 절약을 해서 가격 경쟁을 하려는 게 아니라, 반복 작업을 줄여 더 깊은 분석과 조언에 시간을 쓰겠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브릭스 구성원 중에는 AI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회계사도 있다. 젊은 회계사들이 모였기에 가능한 변화라고 덧붙였다.
◆서울 트렌드 결합한 로컬
대구경북은 로컬 네트워크 의존도가 매우 높아, 새로운 방식의 회계 서비스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시장이다. 김 대표는 "기존 방식에 안주하면 고인물이 되기 쉽다"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인맥 기반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걸 넘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변화의 매개'로 브릭스가 선택한 건 교육이다.
브릭스는 회계·세무 트렌드 교육, 기업 맞춤 실무 세미나, 칼럼 기반 커뮤니티 등 '지식 제공 방식의 마케팅'을 구상하고 있다. 대구에 본점을 둔 이유 역시 오프라인 교육과 커뮤니티 운영이 지역 기업들과의 관계 형성에 적합하다는 전략 때문이다. 김 대표는 "SNS나 유튜브는 홍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깊은 정보 전달을 온라인에 그대로 풀어놓는 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 특정 기업·기관 대상 강의, 정기 오프라인 교육 등 '깊이 있는 만남'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업은 사망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튼튼한 벽돌을 하나씩 쌓듯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릭스라는 이름도 '벽돌처럼 기초를 하나하나 쌓아 기업 생애 전주기를 함께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단한 벽돌처럼 기업을 단단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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