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9일 권리당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전 당원 투표에 돌입했다.
당원이 당의 주인이라는 이른바 '당원 주권'을 명분으로 한 이번 당헌·당규 개정을 놓고 투표 자격 기준 논란과 함께 정청래 대표가 대표 연임을 위해 당원 숫자가 적은 험지 지역을 배려했던 기존 제도를 고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당원 의견 수렴을 거쳐 실제 당헌·당규 개정 문제를 의결할 때는 반대 의견이 공개적으로 분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당원 투표에 들어갔다. 20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이번 투표는 3가지 안건에 대해 당원들의 찬반을 묻는 방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다. 기존에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등 대의원의 표에 줬던 가중치를 없애 당원 표와 1대 1로 동등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당원 투표 문항에는 ▷권리당원 100% 투표로 지방선거 기초·광역 비례대표 선출 ▷경선 후보자가 4명 이상일 경우 권리당원 100% 투표로 하는 예비 경선 도입 등도 포함됐다.
이번 투표에는 '10월 당비를 낸 당원'이 참여할 수 있으며 약 16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민주당은 통상 '6개월 이상 당비 납부 당원'에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가령 내년 6월 지방선거 관련 당 경선에서 투표하기 위해서는 올 8월 말까지 입당해야 하며 내년 2월 말 전까지 모두 6회 이상 당비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자신이 승리한 8·2 전당 대회 이후에 입당한 당원들을 더 많이 포함하기 위해 변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정 대표측은 이번 전 당원 투표는 의결 목적이 아니라 여론 조사 차원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도 김어준 씨 유튜브 채널에서 "당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비율을 동등하게 해 당권 주권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는 오랜 약속이 있었고, 그런 방향이 시대 정신"이라며 "전 당원 투표 형식을 통해 의결 절차 전에 당원들의 의견을 조사하고 홍보도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는 대의원과 당원에게 똑같이 1표를 주는 당헌·당규 개정 방향에 대한 근본적 문제의식도 있다.
지역적으로는 당원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은 호남이 과대 대표되고 지지층별로는 특정 성향 강경파 입김에 당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 대표가 이런 우려 등에도 당헌·당규 개정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자신의 연임을 노린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이는 자신이 강경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으나 대의원을 대표로 하는 조직표가 약세인 상황을 감안해 시스템 변경에 나선 것이란 해석인 셈이다.
정 대표는 앞서 8·2 전당대회 때도 대의원 투표에서는 약 47%를 얻어 53%를 기록한 박찬대 후보에게 밀렸다. 다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이기면서 결과적으로 전대에서 압승했다.
나아가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선 시점에 굳이 당헌 당규 개정에 들어가서 논란을 만드느냐는 비판도 들린다.
다른 원외 인사는 "결국 보궐선거로 당 대표가 된 정 대표가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다시 당 대표가 되기 위해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라면서 "정 대표가 또 이 대통령이 집을 비운 사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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