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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편지' 조용히 전달됐다… 美구금 300여명 향해 "정부 믿어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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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소속 요원들이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주 서베나에 공동으로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에서 현장 직원들의 몸과 다리를 수갑과 쇠사슬로 묶고 있는 모습. ICE 동영상 캡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소속 요원들이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주 서베나에 공동으로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에서 현장 직원들의 몸과 다리를 수갑과 쇠사슬로 묶고 있는 모습. ICE 동영상 캡터

미국 조지아주에서 지난 9월 이민 단속에 휘말려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4일 한겨레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미국에서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명에게 이 대통령의 편지를 외교부를 통해 발송했다"고 밝혔다. 해당 편지는 10월 22일부터 24일 사이 등기우편 형식으로 발송됐으며, 일부 수령자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이 편지를 공개하며 체포 당시의 상황을 다시금 떠올렸다.

당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불법 체류나 노동 관련 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일주일간 구금됐다가 9월 11일 석방돼 귀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한 이용자가 스레드에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고 밝히며 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촬영해 게시했다. 사진 속 편지는 "대통령 이재명입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되고 있었으며, 당시의 고통을 견딘 노동자들에게 대통령의 위로와 감사가 담겨 있었다.

편지에서 이 대통령은 "좀 더 일찍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인사가 늦었다"며 "머나먼 이국땅에서 얼마나 두렵고 외로운 시간을 견디셔야 했을지 감히 가늠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이어 "사실관계 파악과 신속한 협상 추진을 지시하고 이후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도 부당한 일을 겪으며 불안과 두려움 속에 계실 여러분을 생각하니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당시 구금됐던 이들이 모두 무사히 귀국했다는 사실에 대해 "모두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또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고된 시간을 버텨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 애타는 기다림에 마음이 타들어 갔을 가족분들께도 위로를 전한다"며 "정부의 대응을 믿고 의연하게 인내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구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수반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봤다고 밝혔다. "이번 일을 겪으며, 대통령의 역할과 그 책임의 무게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며 "단 한 분의 국민이라도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지 않도록 더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고 언급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어디서나 정당한 권리를 침해받지 않고 우리 기업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외교적·제도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구금됐던 모든 분들이 미국을 재방문할 때 아무런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큰 고통을 겪으신 것에 대해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편지를 받은 노동자들의 정확한 숫자나 개별 수신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외교부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능한 많은 수신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편지 내용 외에 추가적인 대응 계획이나 면담 일정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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