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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온 인터넷… 스타링크, 통신 산업 판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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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해운 넘어 6G까지, 위성통신의 확장 실험
기지국 의존 벗어난 연결… 통신 시장 재편 신호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사업 스타링크. 공간 제약 없이 지구 어디에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스페이스X 제공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사업 스타링크. 공간 제약 없이 지구 어디에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스페이스X 제공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가 통신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인터넷 도입을 통해 우주개발 사업이 실질적 수요로 창출하는 B2C(기업 대 소비자) 사업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스타링크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통신업계도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지국과 광케이블에 의존하는 기존의 체제에서 탈피해 공간의 제약이 없는 인터넷 연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통신사가 주도하는 국내 산업계에도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링크코리아 홈페이지
지난해 1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링크코리아 홈페이지

◆ 새로운 통신의 등장

스페이스X는 통신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다수의 인공위성을 배치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구 어디에서나 제약 없이 인터넷이 사용 가능한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지상통신망이 파괴된 상황에 스타링크가 제 역할을 하면서 위력을 입증한 바 있다. 전쟁과 화재, 지진 등으로 기지국이 파괴되면 통신이 무력화되지만, 위성통신은 대안적 수단을 제공한 것.

스타링크는 고도를 낮춘 '저궤도' 위성으로 속도의 한계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상 3만6천km 상공에 떠 있는 기존 정지궤도(GEO) 위성과 달리, 스타링크는 300~1천500km의 낮은 궤도(LEO)를 도는 소형 위성 수천 기로 지구를 둘러싼 촘촘한 통신망을 구축했다. 기지국 역할을 하는 위성이 지상과 가까워진 셈이다.

가까워진 거리 만큼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레이턴시)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기존 위성통신이 신호 왕복에 수백 ms가 걸려 '3G급' 답답함을 줬다면, 스타링크는 20~40ms 수준으로 끊었다. 사용자은 스타링크의 체감 품질에 대해 LTE(4G)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아직 국내 지상망의 LTE 평균 속도(약 178Mbps)나 5G, 기가 인터넷 같은 '절대 속도'에는 못 미치지만 위성 통신 기준으로 '혁신'에 가깝다.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의 가치는 최대 1조5천억 달러(한화 약 2천219조 원)에 달한다. 이는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뛰어넘은 수치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주요 사업의 축으로 작년 기준 가입자 수는 800만명을 넘어서며 1년 만에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국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어났다. 2026년 스타링크 매출액은 약 114억달러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 샛(SAT)의 해양통신에 스타링크를 적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KT 샛 제공
KT 샛(SAT)의 해양통신에 스타링크를 적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KT 샛 제공

◆ 국내 업계, 경쟁보다 '협력'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경쟁이 아닌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페이스X의 기술적 우위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링크는 스타링크 코리아의 공식 리셀러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SK해운에 위성통신 및 사이버 보안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사업은 국내에서 전 선대(선박 무리)를 대상으로 스타링크 저궤도 위성통신을 적용해 고객 맞춤형 해상 통신 서비스를 구현했다.

KT 샛(SAT) 역시 스타링크 B2B(기업 대 기업) 공급자로 나섰다. 회사는 선박관리기업 KLCSM 및 롯데물산과 잇따라 손잡고 위성통신 포트폴리오에 스타링크를 심었다.

과거 선박에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데도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스타링크 도입 후 선원들이 유튜브를 보고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는 '디지털 복지'가 가능해졌다. 입항 때마다 대용량 서류 전송 탓에 겪던 '로딩 지옥'에서도 탈출해 업무 효율까지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에 스타링크를 들였다. 단순 사무용이라기보다 지진·화재 등 대형 재난으로 지상망이 '블랙아웃' 됐을 때를 대비한 최후의 생명선을 확보했다는 상징성이 크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사업 스타링크. 공간 제약 없이 지구 어디에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스페이스X 제공

◆ 통신 업계의 미래는?

스타링크의 잠재력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속도·가격 경쟁력의 한계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국내 시장의 경우 '인터넷 강국'이라는 특수성이 발목을 잡는다. 도심은 물론 시골 마을까지 광케이블과 5G가 촘촘히 깔린 한국에서, 굳이 비싼 위성 인터넷을 쓸 유인이 없다. 스타링크 주거용 요금제는 월 8만7천 원 선. 여기에 위성 안테나와 라우터 등 초기 장비 구매비만 55만 원이 든다.

이에 반해 월 2만~3만 원대면 500Mbps~1Gbps급 속도를 펑펑 쓸 수 있는 국내 아파트 인터넷 환경과 비교하면 '가성비'에서 스타링크가 밀린다.

다만 향후 기술 발전 가능성과 확장성은 위협적이다.

별도 안테나 없이 스마트폰이 직접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D2C)이 상용화되면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또 저궤도 위성통신은 현재 재난 상황 해운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향후 UAM과 자율운항선박,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산업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항공사의 기내 와이파이 경쟁이 본격화된 데다, 정부 재난망이나 물류·에너지 기업들이 잇따라 백업망 도입을 문의하고 있어 특수 목적 B2B 수요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도 개선이 가능하다. 평소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정지궤도 위성을 쓰다가,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나 실시간 소통이 필요할 때만 스타링크를 켜는 '하이브리드' 운용을 대안으로 꼽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필수 구간엔 프리미엄(스타링크), 나머지는 알뜰형(기존 위성)'을 이용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사업 스타링크. 공간 제약 없이 지구 어디에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스페이스X 제공

차세대 6G 시장에서도 저궤도 위성 통신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기술세대가 통상 10년 주기로 고도화 되어 왔다는 점을 비춰볼 때 2030년에는 지상망과 위성망이 통합되는 6G 서비스가 전격 상용화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상 네트워크와 연결을 통해 하늘·바다를 잇는 공간 제약 극복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각국 정부는 물론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도 기술 패권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동향과 경쟁우위 확보전략'에서 "우리나라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력 등 세계적 수준의 ICT 제조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성공 경험을 저궤도 위성단말로 확장하는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위성통신은 기술 자립도가 낮고 위성산업 생태계가 열악한 상황에서 경쟁우위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는 모델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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