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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해외 진출…저개발국 '덫'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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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확장 사업, 공격성·부실성 비판
중앙아시아, 中부채·토지 장악 불안
운영권 넘기는 '부채 함정 외교' 의혹
노동 환경 가혹·부실 시공 문제도 심각
LAC 항만 진출이 안보 위협으로

지난해 3월 미얀마 강진의 여파로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30층 규모의 감사원 신청사 건물이 붕괴했다. 중국 철도공정그룹 산하 중철10국 집단유한공사가 태국 회사가 합작한 건물이다. 지진 발생 당시 다른 고층건물은 무사했으나 이 한 건물만 붕괴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당국은 시공과 자재 부실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진출 결과물의 잇따른 부실 사례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3월 미얀마 강진의 여파로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30층 규모의 감사원 신청사 건물이 붕괴했다. 중국 철도공정그룹 산하 중철10국 집단유한공사가 태국 회사가 합작한 건물이다. 지진 발생 당시 다른 고층건물은 무사했으나 이 한 건물만 붕괴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당국은 시공과 자재 부실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진출 결과물의 잇따른 부실 사례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개발도상국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Belt and Road Initiative)'가 수혜국에 독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일차적으로 각 개발도상국의 기반 시설 확충 등 경제 성장 동력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부채 함정 외교'(Debt-trap Diplomacy)라는 말이 나온다. 막대한 부채 부담에 환경 파괴, 노동시장 교란 등의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어서다.

◆中 자본 진출, 불안감 커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로 시작된 일대일로는 남미와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130여 국가에 항만과 철도, 발전소 등 각종 인프라를 건설해 주는 대가로 장기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 중국 경제 성장과 영향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 분야는 ▷재생에너지 ▷통신 ▷의료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비유컨대 개발도상국의 도약을 돕는 기능성 운동화 역할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혜국 사이에서 반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내 반중 시위는 중국의 확장에 대한 지역 내 불안감을 보여준다. 지난 11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는 중국 오성홍기와 시 주석의 사진을 불태우는 시위가 일어났다. 신장위구르인에 대한 카자흐스탄 당국의 투옥에 항의한 시위였지만 이면에는 다른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 중국 자본 투자, 그에 따른 정치적 영향력 행사에 대한 불만이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중국 자본 의존과 토지 이전 문제는 일명 '공중증'(恐中症)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관계를 연구해 온 '중국-글로벌 사우스 프로젝트'(CGSP)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키르기스스탄은 중국에 17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키르기스스탄 전체 대외 부채의 36%를 차지한다. 우즈베키스탄도 전체 대외 부채의 13%가 중국에 진 것이다. 기능성 운동화가 아니라 족쇄로 읽히는 대목이다.

중국의 자국 토지 수용에 대한 불안감도 높다. 키르기스스탄 국민의 88%, 카자흐스탄 국민의 90%,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83%가 중국의 자국 투자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위구르 지구 칼자트에서 시위대가 중국 오성홍기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7월 중국 당국에 명확치 않은 혐의로 구금된 투르간바이에 대한 석방을 요구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시위에 참여한 나지즈 아타주르트 자원봉사단 소속 18명을 중국에 대한 국가분쟁 선동 혐의 등으로 구금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에 따르면 이들은 최대 10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 틱톡 갈무리
지난해 11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위구르 지구 칼자트에서 시위대가 중국 오성홍기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7월 중국 당국에 명확치 않은 혐의로 구금된 투르간바이에 대한 석방을 요구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시위에 참여한 나지즈 아타주르트 자원봉사단 소속 18명을 중국에 대한 국가분쟁 선동 혐의 등으로 구금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에 따르면 이들은 최대 10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 틱톡 갈무리

◆'부채 함정 외교'의 덫

이들 국가들은 경제력이 취약한 만큼 자국의 기반 시설 운영권을 중국에 넘겨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크다. 중국이 대출을 과도하게 제공한 뒤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진 개발도상국들의 전략 자산을 '부채-지분 교환' 방식으로 받아오는 전략, 즉 '부채 함정 외교'가 횡행하고 있는 탓이다. 가까운 사례가 있다. 스리랑카는 채무 불이행 등으로 항만시설인 함반토타항의 운영권을 중국에 넘긴 바 있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는 2008년부터 2021년 사이 중국이 개발도상국 22개 국에 2천400억 달러의 '긴급 구제 금융'을 제공한 것으로 추산했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케냐, 에티오피아 등 재정 상황이 어려운 국가들이 대표적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2000년 이후 개발도상국에 1조2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고 집계했다. 중앙아시아에만 1천50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앞으로 투자액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예속 상태가 공고해진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타지키스탄 정치학자 파르비즈 물로자노프는 ISDP에 "중국 부채는 '불장난'이다. 정치적·지정학적 확장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4월 태평양 연안의 멕시코 만사니요항 항만 모습. 만사니요항은 멕시코-미국를 잇는 해운의 중심이다. 지난 2015년부터 중국계 자본이 투입돼 터미널 확장, 크레인 설치 등이 이뤄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4월 태평양 연안의 멕시코 만사니요항 항만 모습. 만사니요항은 멕시코-미국를 잇는 해운의 중심이다. 지난 2015년부터 중국계 자본이 투입돼 터미널 확장, 크레인 설치 등이 이뤄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항만 진출, 안보 위협으로

일대일로는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로도 지적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는 자메이카 킹스턴항 등 중남미 지역 내에서 실행된 중국의 37개 항만 프로젝트를 분석했는데 일부는 미국과 동맹국 안보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영기업이 운영하는 킹스턴항은 파나마 운하 인근 카리브해를 지나는 선박을 감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 연안의 멕시코 만사니요항도 중국계 자본으로 조성된 곳이다. 이곳 역시 멕시코와 미국의 교역 사정을 간파당할 우려가 있고, 군사정보 수집 위험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CSIS는 유사시 항만에 드론이나 순항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플랫폼을 배치할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결국 중국의 항만 통제는 지역 공급망 장악뿐만 아니라 군사적 위협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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