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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유가' 눈 깜짝 않는 트럼프 "바보들, 아주 작은 대가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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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한 9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한 9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에서 벌어진 군사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는 작은 문제"라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 핵 위협 제거가 완료되면 유가는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단기 유가 상승은 아주 작은 대가일 뿐이며, 달리 생각하는 것은 바보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국제 유가 급등과 관련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건 작은 문제"라고 말하며 시장 충격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국제 원유 시장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이후 급등세를 보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8일 오후 10시(현지시각) 영국 런던 대륙간거래소(ICE) 프리마켓에서 브렌트유 선물 5월물은 배럴당 101.69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뒤 한때 111.04달러까지 올랐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같은 날 오후 10시20분 기준 107.7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불과 며칠 전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컸다. 브렌트유의 지난 6일 정산가격은 배럴당 92.69달러였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거래일인 2월 27일 정산가격은 72.87달러였다.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가 약 50% 가까이 뛰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원유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1달러를 넘어섰다. WTI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22년 이후 처음이다. WTI 선물 가격은 하루 동안 약 15% 상승하며 시장 충격을 보여줬다.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 등의 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쟁 이후 미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약 17% 상승했다.

유가 급등의 핵심 요인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차질이 지목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주요 해상 통로다. 이란이 해협 통행을 제한하면서 원유 물류가 크게 흔들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며칠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이란 관련 유조선과 중국 소유로 알려진 벌크선 두 척뿐이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는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일주일 사이 이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통행량이 약 9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원유 수송이 막히면서 중동 산유국의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라크 남부 주요 유전의 생산량이 하루 약 130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 기존 생산량의 약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도 하루 333만 배럴에서 80만 배럴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전쟁 상황과 관련해 미국을 비판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X(옛 트위터)에 "트럼프는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유가가 오르자 이제는 곧 조정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며 "전쟁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석유를 판매할 길도, 생산할 능력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국제 유가가 이달 말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클레이턴 시글 선임연구원은 "현재 하루 2천만 배럴 규모의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며 "시장에 부여됐던 유예기간은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은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전략 비축유 공동 방출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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