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배우〉
그를 죽여 나를 없애야 하는,
그래서 나는 그가 아니어야 하는,
나인 것은 아무것도 가져서는 아니 되는,
그러나 그때부터 그는 진짜 내가 되어야 하는,
삶의 들판을 지나면서 놓쳐버렸던 그의
그 표정 그 눈빛 하나를 찾아내는,
그때 그 감정을 기필코 토해내는,
그 얕거나 깊은 들숨 날숨을 다시 쉬는,
먼 미래의 나를 소환해 그 앞에 앉혀야 하는,
연기(演技)하다가 연기(煙氣)처럼 가뭇없이 사라지는,
그리하여
파과(破果)처럼 시들다 죽어가는.
〈시작 노트〉
연극배우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참 고된 직업이다. 맡은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먼저 '나'를 지워 없애고 새로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 새로 온 그가 젊은이든 늙은이든, 반듯하든 기우뚱하든, 그 삶의 희로애락을 내가 아닌 그로서 호흡하고, 걷고 말하고, 그의 눈빛과 표정을 살려내야 한다. 그가 살아온 뒤안길이나 그림자마저 읽을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다 보면 아프지 않은 삶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 휘어진 굴곡에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끼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것들은 시 쓰기와 잘 통한다. 부디 생생하게 표현하는 배우이고 시인이기를, 시처럼 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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