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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꿈꾸는 시] 이난희 '늙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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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경북 성주 출생…2022년'사람의 문학' 등단
연극 배우로 활동

이난희 시인
이난희 시인 '늙은 배우' 관련 이미지

〈늙은 배우〉

그를 죽여 나를 없애야 하는,

그래서 나는 그가 아니어야 하는,

나인 것은 아무것도 가져서는 아니 되는,

그러나 그때부터 그는 진짜 내가 되어야 하는,

삶의 들판을 지나면서 놓쳐버렸던 그의

그 표정 그 눈빛 하나를 찾아내는,

그때 그 감정을 기필코 토해내는,

그 얕거나 깊은 들숨 날숨을 다시 쉬는,

먼 미래의 나를 소환해 그 앞에 앉혀야 하는,

연기(演技)하다가 연기(煙氣)처럼 가뭇없이 사라지는,

그리하여

파과(破果)처럼 시들다 죽어가는.

이난희 시인
이난희 시인

〈시작 노트〉

연극배우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참 고된 직업이다. 맡은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먼저 '나'를 지워 없애고 새로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 새로 온 그가 젊은이든 늙은이든, 반듯하든 기우뚱하든, 그 삶의 희로애락을 내가 아닌 그로서 호흡하고, 걷고 말하고, 그의 눈빛과 표정을 살려내야 한다. 그가 살아온 뒤안길이나 그림자마저 읽을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다 보면 아프지 않은 삶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 휘어진 굴곡에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끼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것들은 시 쓰기와 잘 통한다. 부디 생생하게 표현하는 배우이고 시인이기를, 시처럼 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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