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양육보조금이 30만원인데, 아이 학원비와 병원비만 해도 그보다 훨씬 더 들어요. 결국 사비로 메우는 수밖에 없죠."
대구에서 가정위탁을 하고 있는 A씨는 매달 가계부를 정리할 때마다 한숨부터 쉰다. 보호자의 학대와 방임으로 친가정을 떠난 아이를 돌본 지 수년째지만, 늘 빠듯한 양육비와 제도적 한계 앞에서 버거움을 느낀다. 보람은 크지만, 현실은 '봉사'에 가까운 구조라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대구 지역 위탁가정들이 정부 권고 기준보다 낮은 양육보조금을 지원받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정위탁은 보호자의 학대·방임·질병·수감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자격을 갖춘 일반 가정에서 일정 기간 보호하며 원가정 복귀를 돕는 제도지만,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세부 정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 권고보다 낮은 대구 예산
지역 위탁가정들은 양육보조금 지원 예산의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권고 기준에 강제력이 없어 지자체별 지원 금액이 천차만별인 데다, 현재의 보조금 규모로는 위탁 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 지역 위탁가정은 263가구, 위탁 아동은 327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구시가 지급하는 양육보조금은 만 13세 미만 아동 월 30만원, 13세 이상 아동 월 40만원으로 모두 시비로 충당되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 권고 기준인 만 13세 미만 월 45만원, 13세 이상 월 56만원보다 각각 15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시와 충남 아산시 등 일부 지자체가 최근 양육보조금을 정부 권고 수준으로 인상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위탁이 선호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결국 위탁가정의 헌신과 희생에 기대는 구조로 내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에서 발생한 신규 보호대상아동 수는 ▷2020년 166명 ▷2021년 204명 ▷2022년 124명 ▷2023년 123명 ▷2024년 123명으로 꾸준히 발생되고 있다. 대부분 학대로 인한 가정 위탁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로, 이중 매해 10% 정도만 시설 대신 가정 위탁 보호를 받고 있다.
정부는 시설보다는 가정 위탁 보호 아동의 비율을 40%까지 늘리려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 차원의 예산 확충뿐 아니라, 지자체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가정위탁 사업을 지방 이양 사업이 아닌 정부 매칭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진 대구시 교육청소년과장은 "복지 예산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등 재정상 한계로 당분간 가정위탁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타 시도 사례를 참고해 예산 현실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올라도 늘 부족, 단순 확충 넘어 제도 보완 필요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강제성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구시 복지 예산은 2017년 약 2조5천억원에서 올해 약 5조7천억원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지만, 가정위탁 양육지원 예산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17억6천만원으로 동결 상태다. 정부 예산이 포함된 보호아동 관련 예산 역시 올해 28억7천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1천100만원가량 줄었다.
특히 학대 피해나 장애 등으로 전문적인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맡는 '전문위탁가정'의 경우 월 100만원의 전문아동보호비를 받아야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대상 가구 심사조차 받지 못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행정 지원의 미흡함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오는 6월부터 위탁 부모가 임시 후견인 자격으로 통장·휴대전화 개설 등 일부 법적 절차를 최대 1년간 대행할 수 있게 됐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전문성 결여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위탁 부모는 "담당 공무원이 자주 바뀌다 보니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며 "오히려 위탁 부모가 제도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가정위탁 관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 지침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제3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세부 추진 일정과 실질적인 재원 대책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본계획에 양육보조금 현실화와 맞춤형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정 단위 통합 돌봄 서비스와 양육보조금 현실화, 상담·사후관리 등 심층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아동이 안정적인 가정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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