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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건축기행] 전남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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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비스듬히 경사진 모습으로 자리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외관을 감싼 푸른빛의 유리 파사드와 어우러져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전남도립미술관 제공
파란 하늘 아래 비스듬히 경사진 모습으로 자리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외관을 감싼 푸른빛의 유리 파사드와 어우러져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남 광양에 자리한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을 처음 만났을 때 떠오른 이미지는 '야트막한 산'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비스듬히 경사진 모습으로 자리한 미술관은 외관을 감싼 푸른빛의 유리 파사드와 어우러져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침 개관 기념 전시 제목이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였는데, 미술관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다.

위로 높이 솟은 대신 좌우로 길게 펼쳐진 미술관은 실제로는 하나로 연결되어있지만 중간에 세로로 길게 틈을 둬 외관상 세 개의 건물이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미술관 자리가 옛 기차역이었음을 떠올린 사람들은 마치 기차 세 량을 연결해 놓은 듯한 미술관의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볼 터다. 유리로 덮인 미술관은 자연을 그대로 담아내는 캔버스 역할을 한다. 야간개장일에 미술관을 찾는다면 실내 불빛이 바깥으로 쏟아지며 만들어내는 멋진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전남도립미술관 외관
전남도립미술관 외관

◆광양역사 터에 자리한 미술관

2015년 미술관 부지 선정 후 6년만인 2021년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옛 광양역사터에 자리잡았다. 1967년 개통된 광양역은 2011년 경전선 복선 전철화로 이전되며 기능을 멈춘 상태였다. 오랜 기간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열차가 오고 가던 장소가 이제 문화 예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이 된 셈이다.

미술관 설계는 서울의 에스아이(SI) 건축사무소와 광주의 (주)디아이지(DIG) 건축 사무소가 맡았다. 공모 당시 '전남의 풍경을 담다'라는 콘셉트를 제시한 사무소는 옛 폐선부지의 대지 조건을 살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건물 배치와 공간 활용 계획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미술관은 영산강·지평선 위의 하늘 등 전남의 풍경을 담은 '하늘'(자연을 담은 미술관), 공원의 흐름과 미술관을 연결한 '땅'(발걸음이 머무는 미술관), 가변형 전시공간과 자연을 옮겨놓은 듯한 실내를 염두해 둔 '공간'(재미가 있는 미술관), 공동체적 가치를 만드는 '사람'(지역공동체 에코 미술관) 등 네 가지 테마로 설계됐다.

연면적 11, 547㎡ 의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지하 1층에는 전시실, 수장고, 어린이 아뜰리에가 자리하고 있으며 지상 1층에는 카페와 기증전용관이 있다. 2층은 대강의실(188석)과 워크숍 공간, 3층은 사무공간으로 쓴다.

대지의 흐름을 따라 낮고 길게 설계한 미술관 건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외벽을 감싼 유리 파사드로 시간과 날씨,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펼쳐 보인다. 유리 외벽에 일정한 간격으로 비스듬히 설치된 얇고 긴 수직 알루미늄 루버(louver)는 각도에 따라 건물에 다양한 모습을 부여하며 외벽에 설치한 하얀색 오브제는 건물의 포인트 역할을 한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유리 외벽의 장점을 만날 수 있다. 유리 벽면을 통해 외부의 빛이 미술관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면서 시간대별로 변하는 자연광이 공간의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복도를 이동하거나 건물 위 아래 층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 유리창 너머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탁 트인 유리창을 통해 하루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미술관 앞 잔디광장에 설치된 자비에 베이앙의 '새' 등 다양한 조각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1층에서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1층에서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지하에 배치된 전시장

미술관의 핵심 시설은 전시공간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전시장을 모두 지하 1층에 집중 배치해 관람동선을 최적화했다. 계단을 내려가 전시장 로비에 서면 3층까지 시원하게 뚫린 탁월한 개방감과 곳곳에 있는 천창으로 쏟아지는 빛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9개의 전시실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된 독특한 구조의 가변형으로 설계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전시를 구상할 수 있다. 특히 전시장 층고가 6m에 달해 설치,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 등 초대형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데 더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열리고 있는 '김선두-색의 결, 획의 숨', '정기용 컬렉션:플럭서스에서 모더니즘까지', '미디어 아트 소장품'전 역시 공간의 특성을 잘 반영한 전시이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리움미술관 순회전', '조르주 루오전', '마나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전' 등의 굵직한 전시도 큰 인기를 모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광주일보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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