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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차단에 방점 찍은 경찰 치안 전략…APO 역할 강화·AI 기반 예방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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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 가정폭력과 교제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노인학대 등 5개 범죄 유형 담당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활용해 치안에 주력

5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주택가 이면도로에
5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주택가 이면도로에 '안심 귀갓길' 문구가 새겨져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찰이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치안 현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학대 예방 전담경찰관(APO) 인력을 확충해 피해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조기 개입을 통해 강력범죄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 분석 기법을 치안 현장에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축적된 범죄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 신호를 포착하고 취약 요소를 관리함으로써, 기존 대응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치안 전략을 다듬고 있다.

◆ 관계성 범죄의 최전선, APO

가족과 연인 등 관계성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학대예방경찰관(APO·Anti-Abuse Police Office)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정과 일상에서 은폐되기 쉬운 폭력에 선제적으로 개입해, 피해 확산을 막는 '예방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6년 도입된 APO는 기존의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을 개편해 아동·노인학대까지 포괄하도록 역할과 대응 범위를 확장한 제도다. 위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함으로써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에 차단하는 점이 일반 치안 인력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APO는 가정폭력과 교제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노인학대 등 5개 범죄 유형을 다룬다. 가족이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주로 맡는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411명이던 APO는 지난 2024년 말 기준 67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대구에서의 경력은 21명에서 35명으로 늘었다.

통상 일선 경찰서에는 최대 4명의 APO가 배치되어 있다. 이들은 매일 접수되는 관계성 범죄 신고를 전수 점검하고, 모든 건에 대해 콜백을 거쳐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피해 내용과 위험 수준을 면밀히 판단한 뒤 필요할 경우 관련 보호시설로 연계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후 일정 기간을 정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사후 관리와 각종 지원까지 이어간다.

매년 관계성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현장에서 이를 전담해 대응하는 APO의 중요성도 한층 부각되고 있다. 실제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31만8천160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1.9% 늘었다.

큰 피해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속한 분리 조치가 중요한 만큼, 일부 경찰서는 자체 대응 방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올해부터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내용을 명시한 확인서에 대해 가해자로부터 별도 서명을 받는 절차를 도입했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관계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선 가해자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이 어떤 조치보다 중요하다. 가해자가 경찰이 건넨 임시조치 확인서에 서명을 하면 구속력도 있을 것 같아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경찰, AI·빅데이터로 치안 대응 강화

'112신고처리법' 시행을 이틀 앞둔 1일 오후 대구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서 경찰들이 신고전화를 받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112 신고접수 건수는 98만6,578건에 달했다. 경찰청은 현재 112에 거짓신고를 하면 경범죄처벌법으로 벌금 처분을 했지만 3일부터는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경찰은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 피해를 막는 '예방 중심 치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토킹과 가정폭력, 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를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로 보고, 가해자 격리와 모니터링을 강화해 재범으로의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시스템 고도화와 피해자 보호 강화, 입법 보완 등을 담은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 추진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가해자 조치 또는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격리 기간이 종료된 경우 피해자 모니터링을 의무화하고 피해자에게 민간경호와 지능형 폐쇄회로(CC)TV 등 안전조치를 하도록 했다.

지난해부터는 분산돼 있던 가·피해자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축적된 정보를 분석해 재범 위험을 평가하고 감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위험도를 정량화해 재범 가능성을 조기 포착하면서 선제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기대된다.

아울러 경찰은 범죄위험도 예측시스템인 '프리카스(PRE-CAS)'에 법무부가 관리하는 정보를 연계해 범죄 예방 순찰에 활용하고 있다. 프리카스는 치안·공공데이터를 통합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지역별 범죄 위험도와 발생 건수를 산출한다.

법무부 정보 연계로 경찰은 전자발찌 피부착자와 정신질환자 등 고위험 대상자의 인적 정보를 지도상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통합된 데이터를 토대로 취약 지역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순찰 노선을 정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현장 대응 계획 수립이 가능해진다.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를 통해서도 치안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CPTED는 조명과 동선, 시설물 배치 등 공간 환경을 개선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기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는 소상공인과 여성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CCTV와 보완등, 비상벨 등 방범 시설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단계적으로 치안 예방 활동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드론이나 로봇을 활용해 경찰 업무를 지원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사와 행정 분야에는 이미 AI가 일부 도입됐지만 추가 고도화가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기획을 이어가며 치안 정책의 방향을 점차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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