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포화가 대구 지역 건설 현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4년부터 이어온 고금리와 자재비 상승 여파에 이어 2월 발발한 중동 전쟁으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전쟁을 계약서상 '불가항력' 사유로 규정하고 공사비를 현실화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자사에서 시공하고 있는 대구 북구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공사 현장 등을 대상으로 '미·이란 전쟁 등 건설환경 악화로 인한 공기 지연 및 원가 상승 리스크 보고'라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배포했다. 중동 전쟁이 현재 미치고 있는 영향은 물론, 향후 우려되는 내용도 담겼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재 불균형과 가격 급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당사뿐 아니라 누구도 예견 불가능한 대외적 변수로 통제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사안"이라고 전했다.
특히 건설업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나프타 등 주요 원자재 수급에 대한 어려움도 호소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문서를 통해 "자재 협력사에서 주요 자재 단가를 인상할 예정이라고 당사에 통보하고 있다"며 "레미콘 혼화제, 철골 강판 및 후판 등 주요 원자재 공급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재 협력사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면 자재 납품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도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현대건설도 마천4구역 재개발조합에 기존 공사비(3천834억원)에서 75.6%(2천899억원) 늘어난 6천733억원으로 증액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문제는 공사비 상승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대구 지역 재개발·재건축 정비 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인상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 62곳 중 시공사가 선정된 곳은 51곳이다. 이 가운데 인건비 및 자재비 상승,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비 증액 요청이 접수된 곳은 7곳으로 확인됐다.
대구 동구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현재 600만원 초반 수준으로 공사비가 책정돼 있는데, 현재 공사 금액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의견이 상당수"라며 "그런데 최근들어 원자재 가격이 살인적으로 상승하다 보니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한숨만 나온다"고 푸념했다.
실제로 공사비 상승 압박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133.69를 기록한 상황에서 전쟁 여파가 본격 반영될 2분기부터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100)에 따르면 원유 등 광산품(44.2%), 석탄·석유제품(37.4%), 화학제품(10.7%)이 모두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건설업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기초 원료인 나프타는 46.1%나 치솟았다. 나프타는 단열재는 물론 페인트, 레미콘 혼화제 등의 핵심원료로 건설 현장의 원자재 가격 상승에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막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수익성 악화, 원가 상승 등 리스크는 계속 커질 수 있어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하반기 이후에는 문제가 커지는 사업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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