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포항제철소를 중심으로 석탄 대신 수소를 쓰는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가동할 막대한 전력 공급 방안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만들고 환원된 철을 녹이는데 엄청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무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포스코 존립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됐다는 의미다.
29일 포스코에 따르면 연산 250만톤(t) 규모 수소환원제철 설비 1기에는 1.7GW(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회사가 생산한 국내 철강생산량(3천450만t)을 모두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필요 전력 규모는 24GW에 달한다. 이는 대형 원전 약 17기의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포스코는 제철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필요한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있는데,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게 되면 석탄사용이 급감해 부생가스 생산이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수소생산과 제철공정 유지를 위해 많은 양의 외부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 연간 전기료 추정치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회사존립 자체가 위태해질 수 있다.
실제로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h당 118.66원에서 2025년 181.90원으로 3년 만에 54%가량 인상됐다.
포스코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2년 전부터 가동 정지 상태인 월성1호기의 개보수 비용을 부담하고 재가동된 원전 전력을 장기 구매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 이 안은 원자력안전법 등에 따른 별도의 허가와 규제를 포함한 안전성 문제로 외부로 확산되진 못한 채 답보 상태다.
이에 포스코는 방향을 수정해 지난 16~18일 부산에서 열린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원전 전력과 청정수소, 수소환원제철을 연결하는 'K-GR 생태계'를 공개하며 전력공급망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또 포스코이앤씨도 소형모듈원자로(SMR), 4세대 고온가스 등을 한국전력기술과 기술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포스코에 힘을 보탰다.
'K-GR 생태계'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 실증설비와 동남권 산업을 연계한 탈탄소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다. 포스코는 동남권에 구축된 원전전력을 바탕으로 무탄소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수전해 설비를 활용해 청정수소 생산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철강회사 포스코는 무탄소 전력 확보에 총력을 쏟고, 건설회사 포스코이앤씨는 원전 사업 역량을 쌓아 철강과 에너지 사업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 그룹의 최종 구상인 셈이다.
다만 포스코가 원전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것과 직접 원전을 짓고 운영하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는 게 내부 목소리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규모 무탄소 전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원전이 개별 기업 차원에서 의미 있게 다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발전소를 직접 갖고 운영하느냐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의 무탄소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쟁력 있게 가격을 확보하느냐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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