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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탄소배출량, 2008년 금융위기 후 GDP와 분리…"성장해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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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서터대 글로벌탄소프로젝트 데이터 분석 결과, 2008년이 변곡점…스웨덴 이어 미국도 '가위 벌리기' 성공

대규모 산업 단지의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주변으로 현대적인 도시 건물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AI 생성 이미지)
대규모 산업 단지의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주변으로 현대적인 도시 건물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AI 생성 이미지)

미국의 탄소 배출량이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GDP 성장과 분리돼 15년 넘게 하락 추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탄소 배출량은 2008~2009년 경기침체 때 급감한 뒤 잠시 안정세를 보이다가 2011년 이후 꾸준한 하락 궤도에 접어들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은 GDP 성장과 탄소 배출량의 '절대적 탈동조화'를 달성한 상태다.

이 같은 분석은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의 존 티머 선임 과학 에디터가 세계은행 GDP 데이터와 영국 엑서터대학교 글로벌탄소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의 배출량 데이터를 직접 그래프로 작성해 확인한 결과다. 미국의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은 2009년 한 해에만 7.0% 감소했다.

이 현상은 경제학·환경 분야에서 '가위 벌리기(opening scissors)'로 불린다.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과제는 GDP가 증가하는 동안 탄소 배출량은 꾸준히 줄어드는 '절대적 탈동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수십 년간 GDP 성장과 탄소 배출은 닫힌 가위의 두 날처럼 붙어 움직였는데, 미국이 마침내 이 두 날을 벌렸다는 것이다.

선행 사례는 스웨덴이었다. 스웨덴은 1996년부터 탄소 배출량이 완만하게 줄기 시작해 현재까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스웨덴의 GDP는 두 배 이상 늘었다. 스웨덴은 풍부한 수력 발전과 기존 원자력 인프라 덕분에 비교적 일찍 전환이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국과 캐나다, 아일랜드의 탈동조화는 비교적 최근의 일로, 대침체(Great Recession) 시기를 전후해 본격화됐다. 분석 대상 15개국 중 8개국이 2007~2008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과 GDP의 관계에서 구조적 변화를 겪었다.

GDP 1달러당 에너지 소비량은 2.4%, 에너지 소비 단위당 탄소 배출량은 2.3% 각각 줄었고, 두 변화가 겹치면서 GDP 1달러당 배출량은 2008~2009년 사이 4.5% 넘게 감소했다.

인구와 소득이 함께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배출량이 줄었으며, 이는 인구·소득 효과보다 에너지 구조의 전환이 탈동조화를 이끌었음을 보여준다.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출량이 감소 추세라 해도 속도가 기후변화의 최악 영향을 피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출량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기후 목표에 필요한 속도로 감축이 이뤄졌는지는 판단할 수 없으며, 2009년의 기록적 감소와 이후 장기 추세도 구분해 읽어야 한다. 데이터센터 급증과 함께 자체 화석연료 발전기를 갖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전 세계적으로는 49개국만이 경제성장과 탄소 배출의 탈동조화를 이뤄낸 상태이며, 115개국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아프리카·아메리카·아시아 대부분 국가는 탈동조화에 이르지 못한 반면, 유럽과 오세아니아 국가 대부분은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머 에디터는 "설령 향후 몇 년간 배출량이 다시 늘더라도 그것이 경제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거나 최근 추세의 필연적 역전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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