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어디서 살 것인가. 식사와 돌봄이 딸린 집, 이른바 시니어 레지던스를 찾는 이들은 늘지만 공급은 턱없이 적다. 정부는 2015년 폐지했던 분양형 실버타운을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다시 허용하기로 했고, 중산층을 겨냥한 장기 임대주택 '실버스테이'도 띄웠다.
두 제도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근거 법이 다르고, 보증금을 지켜 주는 장치도 다르다. 노후 자금 대부분을 보증금으로 넣는 고령자에게는 집의 모양보다 이 차이가 더 중요하다. 독자가 검색창에 칠 법한 질문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Q. 분양형 실버타운, 왜 없어졌다가 다시 나오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은 불법 분양과 투기 논란 끝에 2015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폐지됐다. 이후 임대형만 허용됐고, 그 전에 허가받아 남아 있는 분양형은 전국 열두 곳뿐이다.
문제는 공급이다. 2023년 말 기준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마흔 곳, 1만 세대에 못 미친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시니어 레지던스 비중은 0.12%로 일본의 17분의 1 수준이고, 미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정부가 2024년 발표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보면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분양형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과거의 부실 운영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전체 세대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임대형으로 섞도록 의무화한다.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야 했던 설립 기준도 사용권만 있으면 되도록 풀었다.
◆ Q. 언제부터 분양받을 수 있나?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분양형을 허용하려면 임대 의무를 규정한 노인복지법 조항을 국회가 고쳐야 한다. 개정안은 11월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고, 실제 1호 사업장 인허가는 그 뒤의 일이다.
대상 지역도 전국이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으로 전남·경북·강원 등 비수도권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는 이들 지역이 종합병원과 문화시설이 취약해 고령 수요가 몰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Q. 실버스테이는 뭐가 다른가?
실버스테이는 노인복지법이 아니라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른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들어가 최소 20년 이상 살 수 있다. 소유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장기 임대다.
임대료에는 규제가 붙는다. 초기 임대료는 인근 시니어 레지던스 시세의 95% 이하로 묶고, 갱신 때 인상은 연 5%로 제한한다.
첫 시범사업은 경기 구리 갈매역세권 725호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해 4월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았고, 국토교통부는 이어 1500호를 추가 공모하기로 했다.
◆ Q. 보증금은 어디까지 보호되나?
여기서 두 제도가 갈린다. 실버스테이는 민간임대주택이라 보증금 전액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임대보증금 보증에 의무 가입한다. 사업자가 망해도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준다.
실버타운은 다르다. 노인복지법상 노유자시설로 분류돼 그동안 일반 주택의 HUG 전세보증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은 설치자에게 보증금의 절반 이상만 보증보험에 들도록 한다. 올해 5월 한국콘텐츠학회에 실린 연구에서 수도권 임대형 실버타운의 평균 보증금이 2억4000만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절반은 사업자 신용에 기대는 셈이다.
더 큰 맹점은 면제 조항이다. 사업자가 입주자 앞으로 근저당권이나 전세권을 설정해 주면 보증보험 가입 의무가 아예 사라진다. 노인복지시설 법률 전문가들은 이 경우 사업체가 파산하거나 경매에 넘어가면 선순위 채권에 밀려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 용인의 한 노인복지주택에서는 설립 법인의 재정난과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입주자 수백 명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분쟁이 벌어졌다.
◆ Q. 입주 전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첫째는 보증이다. 실버타운이라면 보증보험 증서가 있는지, 보증보험 대신 근저당권을 잡아 주겠다고 하면 등기부상 선순위 설정액이 얼마인지가 확인 대상이다.
둘째는 인가다. 경기 용인에서는 입주민들이 인가받지 않은 골프장 등 허위 광고를 문제 삼아 시행사를 상대로 192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광고 속 시설이 실제 허가 내용에 들어 있는지가 관건이다.
셋째는 운영 주체다. 설립 기준이 사용권으로 완화되면서 땅과 건물을 빌려 운영하는 실버타운도 가능해졌다. 노인복지·주거 전문가들은 사업자 부도 때 고령 입주자의 보증금 피해를 막을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집을 가진 이라면 주택연금도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실버타운에 들어가도 기존 주택의 주택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Q. 들어간 뒤 운영이 부실하면?
노인복지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상 입주자대표회의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관리비 책정이나 운영 부실을 입주민이 견제할 법적 수단이 약하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입소자 대표회의를 두고, 건강이 나빠져도 퇴소시키지 않도록 하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견 수렴은 11월 2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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