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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경제] 백화점엔 유니폼 물결, 시장 옥상엔 야구팬…대구 유통가 '삼성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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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대구, 선수 찾기 투어·굿즈 팝업 인기
서문시장 블루마켓에 사흘간 1천900명 방문
야구팬 발길 따라 유통가도 젊은 고객층 공략

삼성라이온즈가 올 시즌 홈 관중 170만 명을 돌파하고 정규시즌 59차례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하면서 대구 유통가도 들썩이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이 선수 사진을 찾아 층마다 이동하고, 전통시장 옥상에서는 야구팬을 겨냥한 장터가 열렸다. 지역 연고 구단의 흥행을 새로운 고객 유입으로 연결하려는 유통업계의 마케팅이 실제 방문객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더현대 대구 6층 패밀리 스튜디오에 마련된 삼성라이온즈 포스트시즌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이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더현대 대구는 다음 달 5일까지
더현대 대구 6층 패밀리 스튜디오에 마련된 삼성라이온즈 포스트시즌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이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더현대 대구는 다음 달 5일까지 '라이온즈 팬페스타'를 열고 굿즈 판매와 선수 찾기 스탬프 투어, 전시 등 다양한 체험형 행사를 진행한다.

◆ 더현대 대구 방문객 14% 증가

지난 16일 더현대 대구에서 만난 김윤현(25) 씨는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백화점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삼성라이온즈 팬인 김 씨는 1층부터 각 층에 마련된 QR코드를 찍으며 스탬프 투어에 참여했다.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시작했지만 여러 층을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백화점 구경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리유저블 컵을 준다고 해서 1층부터 QR코드를 찍으며 올라왔는데, 돌아다니다 보니 더현대도 구경하고 평소보다 오래 머물게 된 것 같다"며 "삼성라이온즈의 우승 8차례를 모아 전시한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삼성라이온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맞아 더현대 대구는 백화점 전체를 야구팬들의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굿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전시와 참여형 행사, 할인 혜택을 여러 층에 배치해 고객들이 매장 곳곳을 둘러보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더현대 대구는 지난 1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라이온즈 팬페스타'를 진행한다. 포스트시즌 굿즈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선수 찾기 스탬프 투어, 라이온즈 승리 기념 전시와 포토네컷 등을 마련했다. 19일부터는 오승환 소장품 전시도 선보이며,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착용한 고객에게는 식음료 할인·증정 혜택을 제공한다.

더현대 대구 8층 히어로라운지에 마련된 삼성라이온즈 기념 전시 공간. 삼성라이온즈의 역대 우승 순간과 구단의 발자취를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다. 더현대 대구는 다음 달 5일까지
더현대 대구 8층 히어로라운지에 마련된 삼성라이온즈 기념 전시 공간. 삼성라이온즈의 역대 우승 순간과 구단의 발자취를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다. 더현대 대구는 다음 달 5일까지 '라이온즈 팬페스타'를 진행하며 야구팬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체험 행사를 선보인다.

이 같은 마케팅은 방문객 증가로도 이어졌다. 더현대 대구에 따르면 올해 4월 진행한 '라이온즈 팬페스타 시즌1' 기간 백화점 방문객 수가 약 14%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라이온즈 팝업스토어에도 4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백화점 방문으로 연결되는 효과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더현대 대구는 2~3년 전부터 삼성라이온즈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정규시즌 개막과 포스트시즌에 맞춰 두 차례 전관 행사를 기획했다. 특정 매장에서 굿즈만 판매하는 단발성 팝업을 넘어 야구팬들이 백화점 전체를 즐기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더현대 대구 관계자는 "대구에서 라이온즈는 하나의 마케팅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전관을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하다 보니 고객 유입 측면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대구 서문시장 동산상가 4층 옥상에서 열린
지난 8월 대구 서문시장 동산상가 4층 옥상에서 열린 '1938 서문 블루마켓' 행사에서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홈경기 일정에 맞춰 열린 이 행사에는 사흘간 약 1천900명이 방문했다. 서문시장 동산상가 제공

◆서문시장 옥상에 야구팬 1천900명

전통시장도 야구 팬덤을 활용해 젊은 고객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먹거리를 사기 위해 잠시 들르는 시장에서 야구팬들이 직접 찾아와 즐기고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대구 서문시장 동산상가에 따르면 지난 8월 4층 옥상에서 열린 '1938 서문 블루마켓'에는 사흘간 약 1천900명이 방문했다. 옥상 플리마켓 매출은 약 285만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라이온즈 홈경기 일정에 맞춰 마련한 행사에 2030세대 야구팬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동산상가가 주목한 것은 방문객 수뿐 아니라 고객층의 변화다. 기존에는 삼성라이온즈 홈경기를 앞두고 서문시장에서 먹거리를 포장해 가는 팬들이 많았지만, 의류·잡화 상가까지 발길을 옮기도록 유도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야구를 매개로 젊은 소비자들이 상가를 둘러볼 계기를 만들었다.

행사에는 입점 점포 15곳이 참여했다. 삼성라이온즈를 상징하는 파란색 계열의 의류와 잡화를 야구 관람 패션인 '직관룩'으로 선보이고, 체험 행사와 굿즈 경품 등을 결합했다. 평소 활용도가 낮았던 4층 옥상을 행사 공간으로 바꿔 기존 상가에 새로운 방문 목적을 더했다.

서문시장과 삼성의 역사적 인연도 마케팅에 활용됐다. 1938년 서문시장 인근에서 삼성상회가 시작됐다는 점에 착안해 행사 이름을 '1938 서문 블루마켓'으로 정했다. 지역 연고 구단에 대한 팬심을 전통시장의 역사와 연결한 셈이다.

지난 8월 대구 서문시장 동산상가 4층 옥상에서 열린
지난 8월 대구 서문시장 동산상가 4층 옥상에서 열린 '1938 서문 블루마켓' 행사에서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홈경기 일정에 맞춰 열린 이 행사에는 사흘간 약 1천900명이 방문했다. 서문시장 동산상가 제공

이번 시도는 전통시장 공동마케팅 지원사업을 활용해 이뤄졌다. 전국상인연합회가 선정한 전국 22개 시장·상점가 가운데 대구에서는 동산상가와 서남신시장 등 2곳이 포함됐다. 동산상가는 지원사업비 2천500만원과 자체 예산을 투입했다. 삼성라이온즈 구단과의 공식 협업 없이 상가가 자체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공식 굿즈를 구매해 경품으로 제공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동산상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옥상을 일회성 행사장이 아닌 정기적인 팝업과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야구팬을 비롯한 젊은 방문객들이 시장을 다시 찾도록 지속적인 콘텐츠를 마련하고, 향후 삼성라이온즈 구단과의 공식 협업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신도민 서문시장 동산상가 매니저는 "야구팬들이 서문시장에서 먹거리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가 내부의 다양한 상품을 접하도록 하는 데 의미를 뒀다"며 "앞으로도 옥상 공간을 활용한 팝업과 문화행사를 이어가면서 젊은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상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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