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신품으로 계약한 대형 산불진화헬기 1호기의 기체와 주요 부품을 재제작·정비품으로 바꾸고 납품기한을 약 18개월 연장했지만, 변경된 헬기도 인증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추가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은 'Model 234, S-64E 제안서 평가 비교표' 등 자료에 따르면, 대형 산불진화헬기 1호기 도입 과정에서 계약조건 변경과 인증·납품 일정 검증 등 사업관리 전반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산림청이 도입하기로 한 기종은 미국 콜롬비아 헬리콥터사(CHI)의 신품 M234 헬기였다. 그러나 제작사가 신품 제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체는 재제작품, 엔진과 로터헤드는 분해정비품, 블레이드·랜딩기어·유압서보는 수리·복원품으로 공급조건이 각각 변경됐다.
CHI는 2024년 10월 신품 제작의 어려움을 알렸고, 산림청은 이를 제작사의 귀책사유로 판단했다. 그런데 산림항공본부는 2025년 5월 기획재정부에 규격 변경 가능성을 질의하면서 신품 생산이 불가능해진 사유를 불가항력으로 제시했다. 제작사 책임으로 판단했던 사안을 관계부처 질의 과정에서는 불가항력으로 설명한 것이다.
인증 일정에 대한 산림청의 검증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림청은 2025년 말까지 국내외 인증절차를 모두 완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별도의 검증 절차를 실시하지 않았다. 2025년 7월 심의 당시에는 제작사 측 설명을 근거로 연말까지 인증과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제작사는 불과 두 달 뒤인 같은 해 9월 연말까지 인증 취득이 어렵다며 납품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결국 산림청이 제작사의 요청을 수용해 지난해 10월 납품기한을 당초 2025년 12월 28일에서 2027년 6월 29일로 18개월가량 연장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추가 납품 지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신품으로 공급받기로 했던 기체와 주요 부품이 재제작품 및 정비품으로 변경됐음에도 계약금액 감액은 10%에 그쳐 가격 조정의 적정성을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윤준병 의원은 "산림청이 계약한 것은 신품 헬기였는데, 제작사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기체와 주요 부품을 재제작·정비품으로 바꾸고 납기를 18개월 늘린 데 이어 최종 인수 전 지급 비율까지 높여줬다"며 "신품에서 달라진 조건이 이처럼 많은데 다른 계약보다 싸다는 설명만으로 10% 감액이 충분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으로 체결한 계약인 만큼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고 그 차이를 가격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제작사의 신품 공급 불가 통보 이후 약 7개월간 다각도로 검토하고 기획재정부 의견, 변호사 법률자문 등을 거쳐 적법하게 계약을 변경했다"며 "계약변경 과정에서 지체상금 규모와 무상운영 지원의 경제적 가치, 계약해지 시 대체 헬기 확보에 필요한 기간, 산불 대응 공백에 따른 공익적 손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재제작 기체로 변경한 점을 반영해 계약금액을 10% 줄이고, 올해와 내년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대형헬기와 인력을 무상 지원받는 조건을 확보했다"며 "무상 지원받은 헬기는 올해 봄철 총 91시간 35분 동안 산불진화에 이미 활용, 임차료와 비행시간 등을 기준으로 환산한 지원 가치는 약 90억 원"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산림청 산불진화헬기의 고장 횟수는 2024년 12건에서 2025년 72건으로 60건 증가했다. 2026년 8월 말 기준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진화헬기는 총 49대이며 사용연수가 20년을 초과한 헬기는 34대로 전체의 69.4%를 차지했다. 노후 헬기 교체가 시급한 상황에서 신규 헬기 도입마저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농해수위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산림청에 인증 절차 완료 가능성과 계약 변경의 적정성에 대한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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