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차숙 시인이 첫 시조집 '그리고 말없이 뒤돌아서 가리라'를 출간했다. 일상의 사람들과 풍경에 대한 사색을 시적 리듬에 담아 엮었다. 시조의 운율과 형태를 띠고 있지만 소재가 친숙해 음(音)을 붙인다면 가벼운 노랫가락으로 들릴 법한 연작들이다.
주변 인물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시어 마디마디에 스며 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붙든다. 동네의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강 미용실 원장을 시작으로 ▷통영 가시내 아녜스 ▷반야월 백이 ▷진국 같은 맏언니 수니 등은 오며 가며 만나게 되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과 진배없다.
'바람은 나무를 건드리지 아니하고 / 그저 스치며 지나갈 뿐이지만 / 그래도 / 뭇 사람들은 부는 바람 탓한다'처럼 모순적인 사회 현상을 비판하는 시구도 섞였다.
문인이자 30년 가까이 생활정치인으로 활동해 온 저자 특유의 시선이 묻어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저자 역시 "시인이 詩 외적인 것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러나 그것, 또한 詩가 되어 돌아왔다"고 서문에 썼다.
문무학 평론가는 "평범한 삶을 스치는 자연과 시가 무엇이어야 한다고 한마디 말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삶을 긍정하는 시인의 자세가 오롯이 드러나 시조를 읽는 즐거움을 준다"고 상찬했다.
저자는 1990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사랑은 저지르는 자의 몫이다' '나는 굽 없는 신발이다' 등을 펴냈고, 2017년 전영택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86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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