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 농구선수였던 1968년, 대학입시에 예비고사 제도가 도입되어 1969학년도부터 시행되었다. 당시 예술 · 체육 전공학과 지원자에게는 예비고사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대학입시에 응시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체육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고교 3학년 운동선수 대부분은 대학 진학의 기회조차 얻기 어려웠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각 대학은 1970학년도부터 체육학 전공학과를 잇달아 개설하며 운동선수들의 진학기회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예술과 체육을 하나로 아우르는 '예체능(藝體能)'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대학과 사회 전반에서는 예술과 체육을 관행적으로 하나의 범주로 묶어 부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통칭이 단순한 언어적 편의를 넘어 두 분야의 고유한 학문적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술이 인간의 정서와 미적 가치, 상상력과 창조성을 탐구하는 영역이라면 체육은 신체활동을 바탕으로 운동기량과 신체적 역량을 탐구하고 건강과 공정한 경쟁, 스포츠의 사회적 의미를 다루는 영역이다. 물론 두 분야 모두 인간의 전인적 발달을 지향하며 상호교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각 분야의 학문적 특성과 본질까지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예체능'이라는 편의적 표현은 두 분야를 단순히 실기와 기능 연마 중심의 영역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이론적 탐구와 학문적 성과를 과소평가하게 할 우려가 크다. 나아가 예술과 체육을 지적·학업적 역량에 부수되는 영역으로 취급하는 사회적 편견을 강화할 수도 있다. 행정적으로도 두 분야의 서로 다른 특성과 정책적 요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 분류 · 관리한다면 분야별 전문성과 교육 ·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예체능'은 일상적인 소통에서는 편리한 표현일지 모른다. 그러나 대학의 학문적 분류와 교육·연구, 정책 수립의 맥락에서는 예술과 체육을 명확히 구분하고 각각의 독자성과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이제는 관행적인 명칭에 안주하기보다 각 분야의 고유한 특성과 사회적 의미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언어적 · 제도적 위상을 정립해야 할 때다.
김동규 영남대 체육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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