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카드 배송 때문에 연락드렸습니다."
신청한 적 없는 카드가 배송된다는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범인은 바로 그 틈을 노린다. 카드 배송기사를 사칭해 명의도용이 의심된다며 가짜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준다. 전화를 받는 상담원부터 뒤이어 등장하는 수사기관 직원까지 모두 범인 일당이다. 서로 말을 맞춰 실제 사고가 난 것처럼 믿게 하고, 보안 점검을 핑계로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거나 자금 보호를 이유로 돈을 요구한다.
피싱범죄 피해는 통장에 있던 돈을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범인의 지시에 따라 예금을 인출하고, 저축은행·캐피탈사 등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 그 돈까지 건네는 사례도 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잃고 갚아야 할 빚만 남으면 생계는 물론 가족의 일상도 흔들릴 수 있다. 피해금을 되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시민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수법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기관 사칭형'이다. 경찰·검찰·금융감독원 직원이라며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 "명의가 도용됐다"고 겁을 준다. 검찰 명의의 가짜 공문서뿐 아니라 법원이 발부한 것처럼 꾸민 구속영장까지 보내기도 한다. 이어 자금을 보호해야 한다거나 지폐 일련번호를 확인해야 한다며 예금을 인출하게 하고, 집에 보관하던 현금까지 수거책에게 건네도록 유도한다.
둘째, '대출 빙자형'이다. 낮은 금리로 기존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해주겠다며 접근한다. 이후 다른 공범이 기존 대출 금융회사 직원인 척 전화해 "다른 곳에 대출을 신청했으니 계약 위반이다. 대출금을 당장 갚아야 한다"고 압박한다. 이는 범인이 꾸며낸 거짓말이다. 피해자가 돈을 마련하면 범인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거나 금융회사 직원으로 가장한 수거책에게 건네도록 한다. 돈을 줘도 기존 대출은 그대로 남는다.
셋째, '가족·지인 사칭형'이다. 자녀인 것처럼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며 문자나 메신저로 연락해 돈이나 신분증 사진을 요구한다.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 해 금융정보를 빼내기도 한다. 가족이 납치됐다고 속여 돈을 요구하는 수법도 있다.
넷째, '몸캠·성매매 관련 협박'이다. SNS에서 친밀감을 쌓고 영상통화를 유도한 뒤 녹화한 사적인 영상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한다. 성매매 업소 방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속여 주변에 알리겠다고 위협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전화금융사기와는 범죄유형이 다르지만, 두려움과 수치심을 악용한다는 점은 같다. 돈을 보내도 협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범인들이 돈을 가로채는 방법도 다양하다. 계좌이체를 유도하거나 현금을 직접 받아 가고, 금괴(골드바)를 구입해 전달하도록 하거나 상품권·가상자산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 "지금 처리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며 판단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이런 연락을 받으면 우선 통화를 끊어야 한다.
수사기관은 자금 보호나 지폐 일련번호 확인을 이유로 돈을 송금하거나 현금·금괴를 전달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대출을 미끼로 선입금을 요구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주소에 접속하도록 유도할 때도 응해서는 안 된다.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문자나 메신저로 돈을 요구받으면 평소 알고 있던 전화번호로 직접 통화해 본인인지 확인해야 한다. 통화를 피한다면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돈을 보내서는 안 된다.
특히, 악성 앱이 설치되면 경찰이나 금융회사의 공식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범인에게 연결될 수 있다. 감염이 의심된다면 해당 휴대전화 대신 다른 사람의 전화기나 유선전화 등 안전한 기기로 확인하거나 경찰서를 직접 방문해야 한다.
이처럼 범죄가 의심되거나 이미 피해자 발생 되었다면, 즉시 '112'와 '피싱안심SOS(1394)'로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범인들은 서둘러 결정하도록 재촉한다. 그럴수록 전화를 끊고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잠깐의 확인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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