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의원들의 대구개조론

새정부가 들어선지 벌써 7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사이 세상이 너무나 변했다.물론 30여년간 국가의 중심세력이었다가 조락의 운명에 처하고 있는 대구지역의 변화는 더 심한것 같다. 현재 이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새정부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이같이 서운해하는 감정속에서 다시 고속철도지상화가 발표되어 민심은 더욱 흉흉해지는 양상을 빚고있다.대구가 이처럼 심리적 혼돈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출신 민자당의원을 중심으로 [상황도 바뀐만큼 대구도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대구개조논}을 적극제기하고 있어 그 전개여부와 시민들 반향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지역의원들은 일단 지역정서를 내세우며 불평을 터뜨리는 것은 과거에 독점적으로 누리던 특혜의 끈이 끊어졌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이제는 새시대에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역의 수장격인 4선의 김용태의원은 [이지역에 사정이 집중되는 것은 과거정권의 핵심적 자리에 이지역출신인사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었기 때문이지특별한 표적사정은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이지역사람이 청와대나 고위층에줄을 대거나 전화 한통화 걸 곳이 없어지면서 불편을 느껴 불만이 생기는 측면도 있지 않느냐]고 나름대로 해석했다.

강재섭대변인도 [과거 대구지역은 권력의 냄새가 너무 짙었던게 사실이었다]면서 [평검사시절 다른지역은 사건이 발생하면 별문제없이 처리되었으나 이지역에서는 청와대는 물론 정.관계등 고위층과 연결을 내세우며 전화가 하도많이 걸려와서 뜻대로 된적이 없다]고 경험담을 들면서 이지역의 옛모습을 반추했다.

윤영탁의원도 이와 비슷한 논리를 펴고 있다. 그는 [요즘 TK배제론을 얘기하지만 나는 그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 지역 핍박론을 일축하고 있다.최재욱의원과 유성환의원은 이들보다는 지역의 과거 일그러진 모습에 강한비난을 하지않고 있으나 그대신 지역인사들의 상당수가 권력에 합류하거나 출세에 급급한 나머지 지역발전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는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의원은 [지난 시절에는 지역인사들이 출세하는데 재미를 붙였으나 이제 지나고보니 그것은 아무런 내실도 없는 허명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고 유의원도 [이지역은 오랫동안 몇몇사람만 혜택을 보고 대다수사람들은혜택을 보지못했으며 GRP가 15개도시중 14위를 차지할 정도로 다른 지역에비해서도 실질적인 혜택은 작았다]면서 [최근 대구정서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것도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니다]며 의외로 지역정서에 다소 수긍이 가는듯한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역인사중심의 과거사평가와 관련, [박정희전대통령은 가난한 농민의아들로 태어나 배고픔을 없애기위해 애국적인 혁명을 했지만 전두환 노태우전대통령은 권력을 잡기위해 한건(?)한것에 지나지 않기때문에 이들TK들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색다른 주장을 펴 눈길을 모았다.

대다수 의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지역에서 출세를 한 인물은 많이 배출했지만 지역발전에서는 오히려 낙후되었다는 식으로 해석하고 있다.과거에 대한 이들의 평가가 다소 어두운 감이 적지는 않으나 일단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는 대구가 일대쇄신을 하지 않으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제는 권력을 쳐다보지 않고 창의적인 자세로 자생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용태의원과 김한규의원도 [이제 살길은 대구가 스스로 일어서는 것]이라고톤을 높이고 있고 강의원도 [국회의원은 물론 시.구의원과 시등 공공기관,지역경제단체 그리고 시민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대구가 어떻게 하면 잘살수있을까 총의를 모으고 이를 잘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최의원도 [이제는 조그만 것도 좋고 삶의 질을 높이는 즉 내실을 찾아야 하는데 모두가 총력을 모아야 할때이며 중앙과의 연결고리로 국회의원들도 충분한 역할을 하겠다]면서 [지역발전은 어느 한 사람, 한 그룹차원에서 해결될일이 아니고 우리모두가 힘을 합쳐야 성사되는 일]이라고 말했다.유의원도 이같은 견해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란 큰 장막때문에 속빈강정이 되었다]면서 [이제는 타지역과 같이 대우해 달라고 계속 외쳐야 한다]며 강경입장을 보였다.

윤의원은 야당의원신분이라서인지 [여당의원들은 기회주의적속성이 있기때문에 지역민을 대변, 바른소리를 낼 사람은 야당의원들]이라면서 [이제는 시민들도 의식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하고 의식개혁운동의 일환으로 다소 엉뚱한(?)독서운동과 교육도시의 복귀등을 제창했다.

그는 [대구는 권력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당당한 자세로 제3의도시로 다시 자리매김을 해야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그러나 지역일각에서 이같은 지역의원들의 대구개조논주장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면서도 과연 조국근대화의 주역을 담당해온 이지역출신인사들이 단순히 나라를 망쳤다고 일방적으로 매도받을 정도로 공이 전혀 없었는지 여부와그리고 현재 이같은 대구개조논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이전에 권력의 소외세력들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과거에는 과연 무슨일을 했는지, 지금은 지역을 위해 어느정도 온몸을 바치고 있는지 또 새정부의 권력에 영합하기위해 자신들의 생존논리를 만들고나 있지 않는지 다소 의아심이 가는 대목이 없지는 않다.어쨌든 이들 지역국회의원들이 새롭게 제시하고 있는 {대구개조논}이 시대적요청이며 대구의 생존방법인 것은 분명하기때문에 일단 사시시적인 눈길은 접고 모두 이길로 총력을 결집해야한다는데 이론이 없는 편이다.지역인사들중에서는 옛날의 타성을 못버리는 사람들이 적지않다는 말들이 있는 점에 비춰 이같은 대구개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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