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이 갈팡질팡이다. 정확히 말해 당내 민정계그룹들이 우왕좌왕이다.김영삼대통령의 말한마디에 일희일비하고 있는 모습이 민망스러운 느낌마저들게하고 있다.새정부가 들어선이후 간헐적으로 민정계의원들의 얼굴에서 웃는 표정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때마다 대통령은 다시 긴장속으로 몰아넣어 사실상 숨을 죽이고 지내는 나날을 보낸 셈이다.
최근에도 또한번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번은 예삿일이 아닌것 같다. 김대통령이 당소속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모처럼 자유분방하게 얘기를 하도록 유도한 것을 소외된 민정계에 대한 배려, 더 나아가 국면전환으로 해석하다가 다시 한방을 맞은 것이다. 민정계의원들은 다시 허탈감에 젖어있고 민주계의원들은 [그러면 그렇지]라며 중단없는 개혁을 외치고 있다.
정가는 이번 일을 두고 이나라의 집권여당이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고있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앞으로 민자당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우선 일부 정치분석가들은 그 원인으로 민자당이 근본적으로 같은 집속에 살수없는 세력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3당통합이 원죄였다고 지적하고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대통령의 힘이 워낙 세기때문에 보수세력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하게 주장하지 못한채 뒤에서 불평만하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개혁의 대명분앞에 조금의 이의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분위기속에서 침묵만이 살길이라는 어찌보면 자신들의 역할을 방기하는듯한 모습까지 비쳐져 왔다.
사실 최근 민정계의원들의 볼멘소리는 적정선을 넘어서는 듯한 실정이었다.이들의 일부에서 [이제는 민주계와 같이 살수 없음이 입증되었다]며 당을 깨자는 얘기도 수면하에서 거론되는 지경이었다. 일각에서는 추대위를 만들어민정계를 몰고갔던 김윤환의원에게 [더이상 참을수 없다]며 은근히 압력을 가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에대해 김의원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개혁이대세이며 시대적 요청인데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만약 당에 분란이 일어나고 최악의 경우 당이 깨지면 나가는 사람들도 치명상을 입을것은물론 새정부의 개혁에도 차질을 빚는 만큼 국가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다]며 이들을 설득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김의원도 무작정 방관만은 하지 않겠다는 의중은 갖고 있는 것으로확인되고 있다. 이는 항명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고 개혁이 1년을 넘긴 시점에서 개혁을 평가할때 뭔가 방향전환이 국민적인 요구일때는 어느정도는 대변할수도 있다는 수준이다.
여태까지 민정계의원들의 불만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세계가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과거에만 몰두, 사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부패척결에는 이론이 없으나 새시대를 맞아 대화합의 정치를 하고 신바람 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개혁도 모두 물거품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고 현재의 개혁방향이 지속된다면 우리의 경제는 침체될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또 경제가 얼어붙고 사회가 위축되면 가장 큰 피해는 서민층이라는점을 제기하고 있다. 당내에 민주적인 의사참여와 결정이 봉쇄되고 민주계및현개혁팀만이 마치 애국자이고 자신들은 나쁜사람들로 치부되고 있고 돈가진자가 비난을 받는 풍토는 지양되어야한다는 점과 국가운영이나 당운영에 있어핵심세력들이 엉성하고 어설픈게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점도 빼놓지않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민정계의 북받친 감정이 언제 어떤식으로 표출될지는 아직아무도 장담할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가는 일단 올해는 넘길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대통령도 연내에는 개각과당정개편이 없는 것으로 밝히고 있고 여러가지 상황을 봐서도 일단 내년들어서야 다소 당정고위인사들에 대한 교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당내 민정계의원들의 항변이 만약 있다면 내년 정당대회전이 될것이란관측이 설득력이 있다.
내년 6월 전당대회에서 누가 새 당의 대표자리에 오르느냐가 그간 침묵을 지켜온 민정계의원들의 감정이 분출될지 아닐지의 분수령이 될것이란 얘기들이다.
만약 대표를 노리고 있는 최형우의원에게 대표자리가 주어질 경우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이기때문이다. 현재는 김종비대표의 재선임에서부터 황인성국무총리의 기용설등이 정가에 꾸준히 나돌고 있어 YS의 허를 찌르는 용별술로봐서 어떤식으로 나타날지는 모른다는 말들도 있다.
일단 여권의 속성상 대통령이 누구를 지명해도 즉각 반기를 들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겠지만 무리를 할 경우 상당한 반발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특히대통령의 의존효과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정치환경을 고려할때 의원들의 이의제기가 의외로 거센 양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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