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핵문제 왜 남.북한이 만나 담판못짓나

"핵, 핵, 핵하다가 헉, 헉, 거릴 것이오" "이름을 정핵환기자로 바꾸지요"기자가 지난해 5월 워싱턴에 부임한후 이 넓은 미국사회에서 숱한 재미있는기사를 멀리하고 허구한 날 북한의 핵문제에 매달리고 있는 것을 보고 주변사람들이 안타까워 한 말이다.정말이지 기자도 북한의 핵문제에 매달리는게 신물이 난다. 독자들인들 오죽할까. 재미없는 기사인줄 알면서도 그렇다고 민족의 운명이 달린 문제를 외면할 수도 없어 더욱 답답하다. 오늘도 예외없이 백악관과 국무부 브리핑에서는북한의 핵문제가 약방감초처럼 등장했다.

"북한에 시한부 최후통첩을 할 것이라는데..."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일본과 남북한을 순방한다는데..." "미국이 이라크에서처럼 북한의 핵시설을 선제공격하기위해 군사작전 준비를 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별의 별 질문이 쏟아졌지만 대변인들은 으레 "아는 바가 없다. 알아보고 답변하겠다"고얼버무린다. 한반도 문제가 연일 거론돼 웬만한 외국기자들도 북핵문제에 대해 반쯤 전문가가 됐다. 때로는 여기가 한국인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우리문제를 왜 남의 나라 관리들에게 물어야 하는가에 생각이 미치면 한숨뿐이다.이같은 기자의 심중을 헤아리기나 한듯 10일 헤리티지재단의 세미나에서 만난 한 교포학자는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준다. "정기자, 나는 북한 핵문제를해결하기위한 유일한 방법이 두김씨(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을 지칭)가 만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그체제가 경직돼 김일성이 모든 정보를 다 듣지 못하고 있고 82세 고령으로 세계 정세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못하고 있을 수가 있기때문입니다. 게다가 만일 정상회담이 실패해도 당장 유엔을 통한 경제제재로 가는 것에 비해서는 남쪽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이 있습니다. 전쟁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인데 경제제재에 이어 군사제재로 간다면 최악의 경우 대북공습을 안 한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미국인들은 남북전쟁, 멕시코전쟁, 1.2차대전, 월남전, 그레나다침공, 최근의 이라크, 소말리아사태에서도 보듯 전쟁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는 다릅니다. 지금이야말로 공개적으로 북한을 코너에 몰지말고 남북이 조용히 비밀협상을 하는 것도 아이디어겠지요"

그 동포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남은 북한의 핵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나라에 통사정을 하고 북은 남한이외세를 업고 덤빈다고 비난하면서 왜 남북이 한자리에 만나 흉금을 털어놓고{담판}을 못하는지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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