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긴급안보회의 배경

16일 오전 백악관에서 개최된 미국가안보회의전체회의는 비록 평상시에 열린 회의였지만 대통령을 제외한 관계각료들이 모두 참석했고 때가 때인 만큼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빌 클린턴대통령은 지금 자신의 정치생명이 달려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정족수에 10여표나 모자라 이날도 의원들 설득에 나서는 바람에 불참했으나 나머지 국무, 국방, 백악관 안보보좌관, CIA국장, 합참의장등이 모두 참석해 디디 마이어 백악관대변인의 표현대로 {근래에 들어 이례적인 전체각료회의}였다.

이날 회의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미국으로서는당연한 일이다. 북핵문제가 지난 수년간 끌어온 숙제였다는 점에서 오히려 긴급 안보각료회의까지 여는 수선을 떨어야 하는가 하는 클린턴정부의 우유부단함에 비판적인 시각까지 없지 않다.

이번 미국의 안보회의는 최근 북한이 일괄타결안을 제의했고 특히 오는 19-20일 시애틀 APEC정상회담을 계기로 클린턴이 김영삼대통령은 물론 강택민중국국가주석, 호소카와일본총리등을 만나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사실상 최후의협상을 해야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 마지막 카드를 준비해야하는 시기이다.그러면 과연 이날 백악관안보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으며최종안은 어떻게 결판이 났을까. 이에대해 백악관측은 [16일아침(한국시간16일 자정)이 돼야 내용을 공개할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할뿐 일체의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백악관안보회의와 관련 그 내용을 짐작할수 있는 몇가지 주요한내용들이 전해지고 있다.

그 첫째는 이날 회의를 불과 두시간 앞두고 웨렌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만일 북한이 남북한 대화와 IAEA의 사찰(일반)을 수락한다면 미국은 가능한 광범위한 가능성들을 검토하겠다]고 답변, 미국 고위관리로서는전례없는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이는 지난주 북한의 일괄타결제의에 대한맥커리 국무부대변인의 반응보다 훨씬 앞서간 답변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크리스토퍼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대북협상에서 철저하게 {주고받기}식상호주의를 고집해온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두가지만 수용하면 (제3차고위급회담을 열어 그들이 요구하는 일괄타결의 내용을 비롯)광범위한 모든 가능성들을 검토할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돼 제3차 고위급회담은 곧바로 정치회담으로 가져갈 뜻을 비친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분명히 {남북한대화이행} {IAEA일반사찰수락}이라는 눈앞의장애물은 북한이 치우라는 조건이 있었음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요컨대 이날회의는 유엔을 통한 경제제재 나아가 군사제재등 대북 강경책에초점이 맞춰졌다기보다는 과연 북한이 수락할수 있는 포괄적일 타결(미국은공식적으로는 일괄타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5일자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와관련 국방부와 CIA등은 강경론을, 국무부는온건론을 제기해 부처간 견해차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등 당사국들이 그동안 줄기차게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하고 있고 대북군사제재가 전술적으로 어려우며 미국내 여론이 무의미한 대외분쟁에 개입을 반대하고 있는 점등이다.국무부 한관계자가 [오늘 구체적으로 북한에 제시할 보따리를 싼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달걀을 보고 병아리를 말하지 말라]고 겉으로는 부인하는체 하면서도 [당사자인 한국인기자들이 역시 정확하다]고 대답, 상당한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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