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딸 치료비로 아들입학금 날려

계명대 등록마감일인 24일 {식당아줌마} 김복순씨(47)는 달서구 월성동에 있는 12평짜리 임대아파트 방안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정신이상증을 앓고있는큰딸(21)은 차압딱지가 붙어있는 장롱옆에서 애타는 어머니의 심경은 모르는채 자고있었다.[가재도구를 팔아서라도 등록금을 구하려고 했지만 빚때문에 딱지가 붙어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김씨는 이날 계명대 관광경영학과에 합격한 큰아들 박상준군(19)의 입학금1백57만원을 마련하지못한채 끝내 마감시간을 넘기게되자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남들은 돈이 있어도 못가는 대학에 어렵사리 합격해놓고도 등록금이 없어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김씨는 살아갈 의욕을 잃은 듯했다.김씨가 무작정 아들을 대학에 보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식당 봉제공장 영세민대상취로사업 등 일거리라면 가리지않고 닥치는대로 했고 그 덕분에 등록금정도는 모을 수 있었다.10여년전 이혼한뒤 여자혼자 힘으로 살아오면서도 별탈없이 아이들을 길러냈고 생활도 안정돼 간다고 느낄 즈음이었다.

제힘으로 벌어 대학에 다니던 큰딸이 원인 모르는 정신이상증세에 빠진 추석무렵부터 김씨의 가정은 풍비박산나기 시작했다.

등록금으로 쓰려고 어렵게 모아둔 돈은 치료비로 순식간에 날아가버렸고 빚까지 얻어야했다.

어렵게 얻은 빚은 딸을 낫게하지도 못한채 아들의 진학을 가로막는 빨간 딱지로 돌아왔을 뿐이었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아들 옆에서 재봉틀로 옷감을 만지며 대학가는 꿈에부풀어 있었는데...]

김씨는 입구를 거의 막다시피 한 3구식 재봉틀을 만지며 깨어진 아들의 희망을 어떻게 기워줄지 도무지 몰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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