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음악가의 사랑이란..."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 얼른 말을 바꾸었다.
"음악은 정말 아름다운 예술이다 싶어요. 하지만 아직 감상하는 법을 몰라요"동유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갈퀴같이 거친 음악을 떠올렸다. 인간의 살이는 평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요동(요동)과 통한다는 인식을 근원적으로 깔고있는 그의 음악을. 동유는 잠시 혼란을 일으키면서 어정쩡하게 그녀의 말을받았다.
"감상에 무슨 특별한 법이 있겠습니까. 선율이 마음에 닿을때 생겨나는 어떤울렁거림이 곧 감상이라 할수 있겠지요"
"멋진 말이네요. 저도 어떤땐 카세트에서 나오는 클래식을 가만 듣고 있으면신비한 세계로 들어서는 듯 해요. 그래요, 수많은 영혼이 숲으로 쏟아져 나와 춤을 추고 있는것 같았어요. 마치 난쟁이 나라에서 축제를 여는 것처럼요.새로운 경험이어요. 고통과 갈등이 지워지고 사랑만 남는다고 할까... 뭐하여튼 그랬어요"
동유는 그것이 귀의 잘못된 습관일 뿐이다란 말을 해주고 싶었다. 오랫동안서양의 음악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여 우리 감성에 왜곡이 일어난 까닭이라고.동유가 그런 말을 하려는데 그녀가 스웨터 소매를 걷어올리더니 돌을 집어강물로 던졌다. 손목 위로 한뼘 가량 내보인 흰살결이 그렇게 눈부실수가 없었다. 동유는 저도 모르게 하려던 말을 삼켰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게 되었다.
"그래요. 음악은 우리 인간에게 자연의 리듬과 어울려 사는 존재라고 가르쳐준답니다. 차이코프스키, 쇼팽, 슈베르트 같은 이들은 만지는 것마다 노래가되고 매혹적인 선율이 되었지요"
"아, 놀라워. 만지는 것마다 매혹적인 선율이 되다니!"
그녀가 가느다란 허리춤에 손을 얹으며 낮은 소리로 탄성을 질렀다. 초롱하고 까만 눈동자가 그를 돌아보았다. 동유와 눈이 마주쳤다. 동유는 아무것도생각나지 않았다. 돌연 껴안고 싶은 마음이 애끓듯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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