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명찰단 선생님들

전교조 해직교사의 복직신청 면담이 있은 4일 대구시교육청 상황실. 오전9시부터 가슴에 {명찰}을 단 신청자들은 차례를 기다려 한명씩 면담장에 들어섰다. 들어서는 이 마다 애써 표정을 지우는 듯했다. 오랜 세월 밖으로 떠돌다 교단으로 돌아가는 설레임따위나, {소신}을 굽히는 데 따른 그 어떤 감정도 쉽게 읽을 수 없었다. 다만 4명의 면담위원앞에 서는 어색함만은 어쩔 수없는 것 같았다.그들은 대부분 그런 표정과 자세로 위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질문은 모두 5가지. 그 요지는 {신청서에 확인한 전교조탈퇴사실은 본인 의사인가} {현재 전교조 관련 활동을 하는가} {임용후 불법단체에 참여않고 성실히 근무하겠는가} {임용후 공무원관련법 위반시 처분을 감수하겠는가}등. 이 질문은 면접에 응한 53명 모두에게 똑같이 돌아갔다.

신청자들은 대부분 {예} 또는 {아니오}만 짧게 답했다. 마지막으로 던져지는{기타 할말은}에 대한 대답도 거의 {별로 없다}였다. 질문이나 대답 모두 기계적으로 이어져간 느낌이었다. {전교조와의 절교}를 확실하게 아퀴지어놓으려는 {중언부언}의 다그침과 건조한 {통과의례식}답변만이 면담장을 맴돌았을뿐 흔히 돌아오는 이의 기쁨과 맞이하는 쪽의 반가움이 교차하는 훈훈함은전혀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면담에서 전교조 계속 활동의사를 분명히 한 1명(배창환 전교조 대구지부 지부장권한대행)외는 전원 교단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은 이들의 교단복귀를 굳이 복직이라 하지않고 3년이상 경력자는 특별채용, 3년미만은 신규채용형식으로 받아들일 입장이다.

이 가운데 43명의 사립출신 대부분은 여전히 당시 학교로 돌아가길 희망하나각 재단의 극력반대로 무망한 실정이다. 교육청은 따라서 이들 전원을 3월공립 정기인사에 반영할 방침으로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교육현장에 깊이 팬 불신의 간극을 메우고 학교교육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다. {남아있던 자} {돌아가는 자} 함께 노력할 공동의 몫이다. 우리사회의 지엄한 주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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