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견부인 회고작품집-자서전 잇따라

원로, 중진문인들의 오랜 문학인생을 되돌아보는 전집및 자서전 선집이 잇따라 출간되거나 발간을 앞두고 있어 그들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있다.원로소설가 김동리씨의 60년동안의 문학세계를 총결산하는 문학전집이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될 계획이며 원로시인 서정주씨의 문학인생을 회고하는 자서전및 문학앨범이, 중진시인 황동규씨의 36년 시작활동을 일차 결산하는 대표작품선집(중앙일보간)이 각각 선보였다.

90년 여름 뇌졸중으로 쓰러져 3년이상 투병중인 김동리씨(81)의 문학전집에는 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문단에 나온 이후 발표한 단편소설{무녀도} {당고개무당} {만자동경}등에서부터 대표작의 하나인 장편 {을화}에 이르기까지 전 작품을 담을 예정이며 문학청년시절부터 써온 일기와 평론등을 포함, 모두 20권이상의 방대한 분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발간일정과 편집진은 아직 미정이지만 문학평론가 김윤식씨와 소설가 이문구씨, 그리고 동리의 장남인 재홍씨등이 편집진으로 참여하게된다. 이번 문학전집 발간계획은 한국소설에서 토속적이고 민족적인 소재를 현대적 소설미학으로 수용한 김동리의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명, 새롭게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질박한 사투리로 동양의 정신을 탐구하는 사투리시를 새롭게 시도하는등 팔순의 나이를 무색케하는 왕성한 창작의욕을 보이고 있는 시인 서정주씨의 자서전이 내달 발간될 계획이다.

미당의 문학외길 60년이 담겨질 이 자서전은 70년대에 나온 {나의 문학적 자서전}을 바탕으로 최근 20년간 그의 문학행로와 삶의 행적을 새로 정리하는형식이다. 한국문학사에 큰 봉우리를 이룬 그의 시세계는 물론 보는 사람에따라 그 진위가 엇갈리고 있는 미당의 인간적 면모까지 어느정도 들여다볼 수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0년에 가까운 시작활동중에서 애착이 가는 대표시들만을 모아 {나의 시의빛과 그늘}이라는 표제로 내놓은 중진시인 황동규씨의 대표시선집은 시인의시적 변모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스스로 시인임을 의식하지 않고 좀 쉬고싶다는 얘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문단의 선배가 오랫동안 없었다]고 고백하는 시인은 이번 선집을 시를 곁들인 자서전이나 엄격한 자작시해설이 아니라 험준한 변화기를 살아가며 쉬지않고 시를 쓴 한 인간의 {시세계염탐기}라고 부른다. 58년 {현대문학}에 실린데뷔작 {시월}에서부터 {비가}와 {몰운대행} 그리고 근 10년동안 매달려온연작시 {풍장}으로 이어지는 대표시들과 이와 떼낼 수 없는 은밀한 사연들을담은 이 선집에서 시인은 내면속에 침잠해 있는 그때의 기억들을 고스란히드러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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