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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여고와 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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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와 려관. 이 두 존재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의 상식을 일단 의심해 볼 만하다고 할 것이다.재판을 하노라면 상식밖의 일을 많이 보는지라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지만얼마전에는 참으로 놀란 일이 있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예외도많지만 요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려관이 대개는 잠잘 곳이 없는 길손들을위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불륜의 온상인 러브호텔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주인의 뜻이야 안 그렇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이용자의 대부분은 러브호텔로 이용하려는게 현실이다. 명문녀고를 가진 어느 사학재단이 이런 려관을 인수하였다가 분쟁이 생긴 사건때문에 놀란 것이다.

사학재단이 교육사업을 한다고 해서 그 수익사업마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수준으로는 과한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기로소니 녀고와 려관, 이 둘은 어느모로 비추어 보고 생각해 보아도 어울리지 않는 존재이다. 함께 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적어도 자녀의 교육을 맡겠노라고 나섰다면 속내야 어찌 됐건 겉모양새라도좀 그럴듯하게 꾸미는 염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딸가진 부모들이 려관을경영하는 재단의 학교에 딸의 교육을 맡겨 두었다는 사실을 알면 마음이 편치 않으리라.

아마 세상물정에 어두운 탓으로 요즘 려관들이 대개는 러브호텔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테지. 또 설마 려관에서 번 돈으로 녀고를 운영하려 하지는 않았을테지하고 좋게 생각해보려 하지만 어쨌든 참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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