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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선인장이야기(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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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얘, 넌 순결했는데.... 그럴 가치가 있었니? 어쩌면 그렇게 행동할수가 있...]하지만 내가 기막혀 하며 한 말이 고작 이런 정도였다. 말을 하면서도 난참으로 어떤 기준이, 즉 삶에 대한 아무런 기준이 없는 스스로에게 놀라고있었다. 도대체가 어쩌면 그럴 수가 있느냐고 길길이 뛰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내 동생의 이야기를 그냥 소설에서 읽은 이야기나 마찬가지로 여기는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미수의 의식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 다음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지. 이건 정석이잖아, 왜? 소설이나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다 그렇던 걸. 과 선배였는데, 나 역시도 별 수 없이그와는 이루어질 수 없었어. 그러나 그와 헤어질 때 쯤엔 마찬가지로 아무런미련이 없는 거야. 난 오랫동안 그와 도덕성 싸움을 하는데 말할 수 없이지쳐 있었어. 그러는 자기는 군대 가 있는 동안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아무여자나 자고 했던 사실들은 간과하려는 그 엉터리 도덕관념이라니. 난 화가나서 그도 똑같이 어리석은 인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지금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낀다면 그것을 전부로 여기면 되지, 그 사람의 과거나미래까지 다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진부한 생각인지를 모르는 그 어리석음 앞에서 난 혀를 찼어.]

내가 참지 못하고 불쑥 끼어 들었다. 혜수는 나와는 달리 더없이 진지한태도로 미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미수 네가 그런 식으로 단호하게 생각해서 얻은 게 뭐였니? 결국남자들만 바뀌어 네 말대로 유전을 겪은 것 외에? 넌 결국 지금 상처입고고민하는 거 아니니?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좀 이른 판단인지는 모르지만.][내가 얻는 이득이 뭐냐구? 아무 것도 없지.적어도 난 인간 관계에서 이득을따지는 인간형도 아니고 말야.언니에겐 좀 미안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언니가 아무런 연애도 행동도 하지 않아서 얻은 이득은 뭐야?][그야... 그건 다른 문제지. 난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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