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보 .언론인}미국유학생 박모군의 끔찍한 부모살해 사건이 국내 학부모들에게 주었을 충격파는 안봐도 눈에 선하지만, 사실 이 사건은 이곳 미국교포 학부모들에게도일대 경종이 되고 있다.
**한국유학생 기피증**
국내에서는 박군사건을 범죄와 도박, 마약 등의 덫에 아주 쉽게 빠질 위험이있는 미국사회가 순진한 유학생들 가운데 일부를 오염시키고 있는 극적인 증거로 생각할 것이다. 이에 반해서 그렇잖아도 근년에 들어서 한국유학생 기피증을 갖고 있었던 이곳 미국교포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피증이 공포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므로 박군사건을 한 별종인간의 {패륜아적} 행위로 매도만 해버릴 게 아니라 문명사적, 또는 사회병리학적으로 진단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아무튼 한때 그들의 자녀들이 한국유학생들과 어울린다면 좋아했던 이곳 교포들이 이제는 유학생들을 경계 내지 기피하게 되었다. 그것은 최근들어 함량미달의 유학생들이 대거 해외로 나오면서 박군사건과 같은 범죄가 아니라도여러가지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미국대학들은 점점 더 기업화가 강화되는 추세에 있는데 그들은 한국,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의 자녀교육열을 잘 알고 있어 이들 나라로부터의 유학생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리하여 60-70년대에는 머리는 우수하나가정형편이 어려운 장학유학생들이 미국에 와서 열심히들 공부했으나 요즈음은 장학제도는 거의 사라지고 한국에서는 종합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운 고교졸업생들이 유학생으로 대거 몰려오고 있다. 한국 대학의 좁은 문을 미국 대학이 보충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곳 교포들은 고교생을 보내는 국내 학부모들이 미국 대학의 경우한국과는 달리 {들어갈 때는 문이 넓어서 웃고 들어가지만 나올 때는 우는}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말한다.
첫째는 영어에 대한 말할 수 없는 장애와 둘째는 대학과정의 상상이상의 하중에 못견뎌 많은 유학생들이 낙오하거나 학교외곽을 배회하며 부모나 가족과떨어져 있는데서 오는 외로움과 좌절감을 잊기 위해 종종 오렴지대로 빠져들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영삼대통령 정부가 {국제화}, {세계화}를 부르짖자, 덮어놓고 해외로 내보내는 것이 좋다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 함량미달의 인력도, 부족한 자본도 덮어놓고 해외로 내보내면 {세계화}가 될까. 국제수지가 일본처럼 지칠 줄 모르고 흑자를 내 넘쳐나는 자본을 해외로 내보낸다면 모르지만, 80년대초.중반 반짝하던 흑자 이외에는 그전에도 후에도 계속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자본수지 속에서 기업들이 너도 나도 해외투자에 나선다면 국나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세계화에 역작용**
{세계화}, {세계화} 하니까 돈만 있으면 학업에 뜻이 없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 자식들도 해외 유학을 덜컥덜컥 내보내는 것을 장려하거나 방치하는 것이과연 {세계화}인가. 이러한 {세계화}는 그 자신 {거름지고 장에 가는 꼴}일뿐 아니라 해외교포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주고 한국인의 이미지조차 훼손시킴으로써 민족의 진정한 {세계화}에 오히려 역작용을 하게 된다.한국은 현재 선진사회 근처에까지는 왔지만 그 주변만 맴돌면서 그 문턱을언제 넘을지, 과연 넘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문턱은 결국우리 국민들이, 특히 우리의 2세들이 {선진적 인간}이 되기 시작할 때 밟을수 있게 될 것이다.
**공동선 향해 나아가야**
{선진적 인간}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에 대한 긍지, 자신의 사회에 대한비전, 나아가 인류의 보편적 공동선을 향한 꿈을 가질 때 비로소 형성되기시작한다. 그리고 그 비전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능력을 키우려고 부단히 배우고 노력할 때 그러한 사회는 점점 더 선진사회의 모습을 띠게 된다.우리의 정치도 이제 경제에서나 교육에서나 국제문제에서나 종합적 프로그램을 세우고 사물의 경중, 완급을 인식하면서 선진사회를 향한 토대를 마련하기위해 차근차근 전진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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